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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리산 자연휴양림 숲으로 들어선다 잡목이 가득한 나는 잡목이란 말이 좋다 층층나무 길이다 층층나무를 세면서 높이를 세면서 간다 캠핑장 앞은 단풍나무 숲길이다 여러번 오가면서 여러색깔 고양이를 만난다 밤에는 그림자놀이를 한다 뭔 "반가사유상" 같다 나인데 빗소리를 들으며 고양이와 캠핑 가죽나무순 나올 때라 전을 부치면서 일 년 만에 서천 희리산 캠핑 벚꽃은 다 졌지만 그대신 연두가 두 해 전 고양이는 늙었고 산은 더 푸르더라 2024년 4월 17일~ 23일 2024. 4. 24.
봄 2024년 4월 2024. 4. 3.
새야 새야 왜가리야 제 그림자를 쪼고 있다 물고기를 쪼고 있다 물고기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하는 일이 그렇다 잡히지 않는 그림자는 더 어지럽다 얼음위로 조심조심 자리를 옮겨본다 가는 길이 그렇다 가만 그림자를 본다 나를 본다 그러다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 나이기도 하고 새이기도 해서 다시 나를 쪼기 시작한다 2024년 2월 14일 2024. 2. 9.
<밤쩌: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 part. 2> 를 선보이며, 불세출은 '전통의 본질'을 고민하고 존중합니다. 전통이 주는 깊이와 무게감에 집중합니다. 다행히 전통음악에 대한 환대와 수용이 예전보다는 가깝게 느껴지고,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 작품들이 다채로움을 넘어서 경이로움으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것을 좇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던 것이 잊혀져 가는 이면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불세출의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 시리즈가 만들어졌는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전통이 과거를 살아온 사람들의 노래와 음악들이 창작되고 변형되어 만들어진 창작물인 것처럼. 지금을 살고 있는 불세출의 시선으로 만들어낸 과거의 노래가 오늘날의 전통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미래에도 전승될 전통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시대의 음악으로 만들어내.. 2024. 1. 26.
해화도 지금 꽃이 피는 곳 지금 바람을 기다리는 곳 꽃잎 끝에 한 번 서 보는 곳 아무 향이 나지 않지만 향이 나는 곳 중국 하이난의 해남도에 있는 인공 섬 "해화도" 꽃잎 모양으로 만든 거대한 섬 제주도의 약 19배 (한국 1/3 면적) 중국에서 유일하게 면비자 1,2월 따뜻한 성수기 최고기온 25~28도 깨끗하고 온화한 곳, 친절하기도 한 곳 언젠가 남편과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이다. '오션 월드' 우리나라의 에버랜드 같은 흰 빛깔의 슬픔 벨루가는 처음 보았다. 사람 같았다. 어항 속의 친구와 나 나는 물고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시에도 잘 등장한다. 여행사 비용이 저렴해서인지 조식만 주고 점심, 저녁은 각자 사먹어야 했다 아침을 먹고 나면 점심 저녁겸 한 끼만 먹으면 되었는데 말이 전혀 안 통하는 곳이라서 파파.. 2024. 1. 17.
2023년이 다 지나네요 아침부터 눈이 펑펑 내려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작은 산에 올랐습니다 아무도 없는 산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낮엔 앞에 공원에 나가 걸작품들을 감상했습니다. 눈사람은 왜 사람일까 생각하면서 눈사람을 만든 상상력이 올핸 더 깊어져서 좋았습니다. 저녁땐 호만천으로 눈 구경을 나갔습니다. 여기쯤에서 기차가 지나가면 좋겠다고 한참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기차가 다 지나가고 혼자 뒹구는 눈발이 좋았습니다. 한 해 동안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웃는 일 많으시길 기도합니다. 이신율리 드림 2023. 12. 30.
국화봉고프러포즈 - 이신율리《시로여는세상》2023년 가을호 국화봉고프러포즈 마드리드 산히네스에서 추로스를 먹던 아침, 터키석 하늘에 태엽을 감았지 몇 바퀴를 돌렸으면 팝콘이 터졌을까 우리가 다시 만났을까 끈적이는 생각에서 발을 빼면 어두 워지는 한강가야 오리 가던 길 되돌아오고 강물 소리 맞춰 봉고 돌아오고 트렁크를 활짝 열었어 풍선이 떠오르는 하늘이 넘쳐났지 그녀는 프릴 없는 원피스를 입고 초코라테 셔터를 눌렀지 펄 립글로스 없이도 사진 잘 받겠다고 오늘 거울은 마 음에 든다고 추로스를 먹던 아침 총소리를 내면서 날아가는 새를 보고 네가 웃었던가 사이프러스 나무 사이로 애드벌룬이 둥둥 떠올랐지 너는 커다란 프릴칼라 블라우스를 입고 제라 늄 화분이 자꾸 시든다고 말했지 크리스마스 앵두 등을 켰어 출렁거리는 여수 밤바다 볼륨 높였지 노란 꽃송이가 불쑥 불쑥 피어나.. 2023. 12. 9.
영하 3도 기온이 영하 3도로 내려가면 배란다 밖의 꽃들이 배란다 안으로 들어온다. 사진보다 두 배가 되는 꽃은 거실 배란다에 있고 이 아이들은 내 책방 배란다에 있다. 풍로초는 초겨울을 모르고 대문자초는 초겨울을 안다. 주로 내 방 배란다는 계절 관찰하기 좋은 꽃이나 나무로 모인다. 눈 펑펑 내릴 때면 매화가 피겠지 매화가 지고 나면 잎사귀가 피겠지 털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봄인거지 겨울은 쉬 지나갈 것이고 봄은 머지 않았을 거라고 그러면서 겨울을 날 것이다. 나는 그네들에게서 내가 모르는 계절을 배운다. 2023년 11월 14일 2023. 11. 14.
테스트 테스트 자기와의 싸움이란 말을 “운동”이란 단어에서 찾는다. 중학교 때 4, 19일이면 왜 십 리 길 마라톤을 했는지 지금도 모르겠지만, 2등을 했다. 후로 나는 엄청 달리기를 잘하는 아이로 떠올랐다. 단거리는 못한다. 겨우 운동회에서 노트, 연필 몇 번 탔던 기억 외에는 그러니까 나는 장거리에 장점인 편이다. 모든 일에 쉽게 승부를 보려고 하는 편이지만 안 되어도 쉽게 때려 치진 않는 편이니 단점인지 장점인지 모르겠다. 30대 초반 헬스를 할 때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스쿼트를 2,000번 하고 계단을 못 내려온 적이 있다. 무릎 부서지지 않기 다행이다. 그땐 여자들이 헬스를 하지 않았다. 나는 여자가 아니었나 보다. 첫 회 ‘미즈 코리아’에 출전해 보면 어떨까요? 하고 체육관 관장님이 말해서 나는 ‘한.. 2023.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