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나야/살구

밥익는 냄새

이신율리 2009. 1. 9. 08:39

 

 

 

 

 

감기가 오래가면서

2년 동안 사용했던 전기 압력밥솥을 치우고

까스렌지에서 딸랑거리는 압력솥을 다시 꺼냈다

2년 전까지도 압력솥을 사용하다가 전기솥을 사용하고 나니 편함은 말할 것도 없었는데

친구가 하는 말 요즘 누가 불편하게 까스로 밥하냐구..

그래서 편히 2년을 지냈다가..

맛이 없어 못 먹겠다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 불에 올리면 금방도 딸랑거리고

김에 코를 흠흠거려서 마법사처럼 밥익는 냄새를 맡아가며 누릉지를 만들어

아침이면 누릉지를 먹고 숭늉은 또 얼마나 구수한지

숭늉 근처에도 안가는 아들이 이젠 군소리 않고 마신다

좀 귀찮긴 하지만 압력솥의 밥이 찰져서 좋다

새해 시작하는 인생이 이렇게 쫀득허니 찰졌으면..

또 언제 귀찮다고 전기솥을 끌어 안을지는 나두 모른다.

 

 

 

 

 2009년 1월 12일             杏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