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 발목들/서울, 경기
고덕 생태공원
이신율리
2009. 1. 27. 17:14
설 전날 또 설 다음날 찾은 생태공원
집에서 30분거리지만 그냥 여행이라 했다
몇 번 갔었지만 걸어서 가겠단 생각은 한번도 없었는데
마음이 허했나보다
첫날은 그냥 빈몸으로
설 지나고선 사진기를 안고서..
'너도 우주 나도 우주
풀도 우주 메뚜기도 우주'
초입에 정겹게 쓰여진 글귀가 행복하다.
희끗거리는 잔설이 맥없이 웃어대는 공원길엔 나 혼자다
그래.. 솟대도 항개만 찍었다.
키작은 뱁새가 지었을까? 아님 참새가 ..
허리춤밖에 닿지 않는 집안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혼자 걷는 공원엔
가끔 파다닥 날아 오르는 새 떼밖에 없다
착한 마음, 이쁜 마음으로 먹잇감을 매단 풍경에
마음이 부자이고 따뜻해진다.
이 길은 내가 좋아라 통통거리는 길이다
끝자락엔 내 작은 은행나무 숲이 있다
나뭇가지 위에 얼기설기 엮어 놓은 저것은?
새들이 앉아 재잘거리는 정자일까
후후~ 작은 난로 항개 매달아 줬음 좋겠다
공원에서 젤 반가운 자리
철새 조망대이다.
한강에서 썰매타고 노는지 새는 한마리도 뵈지 않고
눈덮인 한강과 다 벗은 겨울나무가 시원타.
다 비운 겨울나무만 멋진게 아니고
오늘 보니 마른꽃도 이렇게 이뿌구나
잔설 가득한 강건너 풍경도
그리움이 되는날
공원 끝자락에 등돌린 이정표도
2009년 1월 27일 화요일 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