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율리 2009. 5. 14. 16:32

 

 

 

 

 


 

축제의 계절이다

지난주 이천과 문경의 도자기 축제에 들렸다.

 

(한사람)  

'이천 도자기 엑스포'

내가 꼭 품고 싶은도예가의 다기 셋트를 돈이 부족하여 구입 할 수가 없었다

집에 와서 메일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값을 좀 내려주심 안되냐고 정중히 여쭈었다

조분 조분한 답이 왔다

“저도 제 작품의 가격이 비싼 걸 대단히 죄송하단 서두로

혼자서 작품을 만들다 보니 가격이 그렇다고..

제 고객중에는 비싼 작품을 사시는 분이 드뭅니다

그래서 몇 번씩 눈 맞추고 다시 오면 적절한 가격에 드립니다.

비싼 가격에 구입하시는 고객에게 그래서 늘 감사하단 생각입니다“ 하면서

생각보다 많이 깎아주어 기분이 참 좋아 주소를 드리고 계좌번호를 주세요 했다.

전화가 왔다 다기 셋트를 보내면서 엽서 안에 계좌번호가 있다고 하였다.

믿고 보낸 마음에 가슴까지 훈훈하고아구장 정스러운 다기가 기다려진다.


(또 한사람)

'문경 찻사발 축제'

지난해 갔다가 인상 깊은 축제라서 남편과 함께 들렸다

산천 좋은 문경에서 초록을 즐기고

왕건 촬영장에 도예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구경하다가

붉은 진사의 다식 접시가 눈에 들어왔다

그냥 집에 와서곰곰이 생각해보고 구입하잔 생각이었다

연락처가 없어 이틀에 걸쳐 인터넷을 뒤져

전화번호를 알았으나 통화가 되질 않아 결국

문경 읍사무소를 통해 핸드폰 연락처를 알게 되어 통화를 했다

작가의 부인되는 분과 통화를 마치고 4개의 접시를 주문했다

계좌번호와 주소를 문자로 주고 받고 입금했는데

작가분이 전화를 했다

‘ 축제 끝나고 나면 박스가 여러개라서 부인이 박스를 풀어다식 접시를 찾고 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그만두라 했다고다른걸로 하면 안되냐고..‘

나~ 조심스럽게 '제가 진사는 별로 좋아하질 않는데 축제에서 본 진사 느낌이 너무 좋아서 그렇습니다' 했더니

두개밖에 없다고 한다 그거라도 보내주세요 했더니

두개라서 포장하기가 그렇다고..

나는 할 말을 잃었다.


3일 간격으로 이천과 문경의 도자기 축제를 다녀왔고

두 작가의 작품을 만났다

두 사람 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작품성 또한 뛰어나다 

만나지 않은 사람들이지만 한사람은 전화상으로도 내가 죄송할 정도로 겸손했고

다른 한사람은 축제 끝나고 피곤이 겹치기도 했겠지만오만함이 가득했다.


혼자서 판단해 본다

오만한 작가의 손에서 만들어진 그릇에 과연 정이 담겨 있을까..

귀찮고 피곤하겠지만 고객과의 약속이라면

힘들더라도 약속한 그릇을 찾아서 보내야 되지 않았을까..

머릿속에서 다식 접시가 사라져버렸다.


사람은 살면서 삼척동자한테도 배울 게 있다 하였다

좋은 사람에겐 좋은 모습을

아닌 사람에겐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갑자기..

내가 부르는 소리에도

정을 얼마나 실어 소리를 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2009년 5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