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율리 2009. 10. 21. 08:45

 

 

 

 

 

 

인사

 

나는 어릴적부터 인사를 잘 안했다

하나밖에 없는 조카를

어린날 호랑이 담배피우던 영화를 뵈주러 델꼬 다니시던 외삼촌도

살갑게 인사하기를 그리 바랬건만

그냥 씽긋 웃으면 끝이었다.

오래 전에도 십년 넘게 다니던 헬스크럽에서

아저씨가 나에게 인사하는데 2년이 걸렸다고 해서 웃은적이 있다.

 

오늘은 헬스클럽 계단을 오르는데

나이 많은 아저씨가 정중히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한다

얼떨결에 인사를 받았다

늘 만났던 어른이시다

갑자기 많은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그 많은 사람 틈에서 운동을 하면서도

난 인사를 잘 안하는지 못하는지..

첨부터 인사를 안하면

나중 만나도 인사하기도 뭣하다

 

내 직업이 살가운 소리군인데

그렇다고 무뚝뚝한것도 아니고 도도한것도 아니건만..

예전 아는 교수님께서

어찌 그 성격으로 예술을 하는지 모르겠단 말씀을 하신적이 있다

적당한 살랑임과 애교와 인사성도 밝디 밝아야하는데..

그 어느것도 난 갖추지 않은 것 같다

깊어가는 가을 아침에 갑자기 인사란 단어가

가슴 한가득인 날이다

 

 

2009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