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계단/나무
매화놀이
이신율리
2010. 3. 3. 18:26
깜깜한 밤입니다.
여름날 복숭아 서리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친구는 망을 보고
전 복숭아 가지에 올라 몰랑하던 복숭아를 서리하던
밤새 껄끄러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달이 떴습니다.
중학교 시절이었습니다
고향 친구와 공부하다가 더우면
동네 한가운데 우물에서
더위를 물리쳤던 용감한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셍긱히면 아찔허니 웃음이 쏘옥 들어갑니다 ㅎ
공부한 시간보다
물 퍼댔던 시간이 훨 신났던 기억입니다
그땐 저리 달은 안떴구요
그렇다고 넘 깜깜해도 무섭구 훤해도 그렇지요 ㅎ
두레박 가득한 물에 심장까지 썰렁했던
깔깔깔~ 철없던 때가 가끔 그립습니다.
전 매화도
하루방도 좋아해서
제주도에 가면 노란 귤보담
푸세같은 하루방에 눈을 더 맞춥니다
그리고 꼭 항개는 끌안고 오지요
그냥..
새봄맞이 사진 놀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