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와 댓글
블로그 만든 지 올해로 만 10년이 되어간다.
처음엔 좋은 글과 레시피를 스크랩 목적으로 만들었다.
컴도 잘 모르던 때 사진을 퍼갔다고 다짜고짜 자물쇠를 잠궈 호통치는 분에게 신고식도 따끔하게 치뤘다,
난 그때 사진 퍼가는 재주가 없었다. 오해로 나중 사과는 받았지만 그분과는 인연이 거기 까지였다.
그 후로 나는 친구 블로그로 바꿔 버렸다.
어느 분은 친구 블로그는 안들어간다고 하더라 문 두드리기가 싫다 이거다
좋으면 친구 신청 할 수도 있지 안그려유? 까칠한 승질허구는?
하기사 뭐 볼것이 있다고 친구까지 신청하여 들어오고 싶겠냐구요
2006년 3월 개관이래 옴마나 거창 ~~
첫번째 윤여설님을 시작으로 모나리자, 보랏빛 작은꽃, 풍로초, 땅콩, 진달래, 나침반, 하야니, 안단테, 소순희, 월파, 지현, 장미꽃, 천리향
까망가방하양필통 여기까지 2006년 첫해에 사귄 친구로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지는 분들이다.
그간
아들 연주에 오셨던 귀한 님도 계셨고, 사정이 있어 못 오신다고 부담스럽게 한아름 꽃다발을 보내신 님도 계셨고
인사동에서 뵌 시인님도 있었고, 지방에 내려가면 만나진 못해도 전화 통화하는 님도 계시고
마음 맞는 세분은 연꽃이 피거나 마음이 동할 때 몇 번 만나기도 한 언니이자 동생같은 분도 계신다.
그 후로도 정말 귀한 분들을 블로그에서 만나고 있다.
친구목록을 가끔 들여다 본다.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가끔 가슴이 쿵하고 쏟아질 때가 있다.
친구를 끊으면 사선으로 붉은 줄이 그어진다. 그 붉은 줄이 가슴에 와 콕 박힌다.
그럼 나는 한참을 생각한다. 왜였을까 하고
자주 가지 못하면 끊어지는 것일까? 그러는 그대도 자주 온 것도 아니건만
나는 아직까지 내가 먼저 친구를 끊은적은 없다.
가끔 끊고 싶은 사람이 왜 없겠냐마는
이런 사람이다.
댓글때문이다.
댓글이란?
인터넷상에서, 한 사람이 게시판에 올린 글에 대해 다른 사람이 대답의 형식으로 올리는 글
국어사전에 댓글에 대한 설명이 이렇게 나와있다.
분명, 올린 글에 대한 대답의 형식으로 쓰라는 댓글이
본문과는 상관없이 복사하듯이 여기저기 도배하고 다니는 분이 계신다.
이 분은 도대체 다른 블로그엔 대체 댓글을 어찌 달까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려봤더니 한결같이
"하루가 또 저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요
주말 잘 보내세요
운수 대통하세요"
좋은 말이긴 하다.
고맙습니다. 나도 건성으로 대꾸를 한다.
성의없이 복사해서 붙이는 댓글은 보는 순간 엔돌핀이 폴폴~ 날아간다.
내가 성격이 엄청 좋은것도 아니고
확 지워버릴까?
이런 댓글 달라고 하지말까? 한번 썼음, 인실짓고 푸하~
글은 읽기나 하시는 걸까?
아, 그러시는 몇 분 계신데, 제발 이 글 좀 제대로 읽으슈!!
하기사 세상 살면서 몇 사람만 모여도 꼭 이상한 사람 하나씩 끼어있더라 맛없는 양념처럼~ 얼굴도 모르고 속내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 어디 맑기만 할까 가끔씩 내가 나를 다독인다.
지금은 전체 블로그로 방문을 확 열어 제쳤다. 또 언제 닫아 걸지 모르지만 ㅎ
바쁜 일로 한참을 뜸했어도 생각나는 사람,
어느날 블로그가 비공개로 되어있으면 궁금해 안달나기도 하는
사람, 사람 냄새를 풍기며 살아가는 모습들
얼굴도 마음도 모르지만 서로 오가며 잘디잔 행복을 엮어가는 사람들
고운 님은 요즘 어찌 지내고 계신가 하며 안부 묻고하면서 정은 쌓여가고
언젠가는 또 어디서 반갑게 만나 손 부비며 반가워할지 모르는 인연들이니..
내 작은 방에서 만나는 봄날 민들레 제비꽃 같은 인연들
이렇게 추운 날에도 따뜻한 마음이 솔솔 피어나는 고운 인연들이라
2015년 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