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나야/살구
단추
이신율리
2016. 12. 21. 21:07
단추!
얼마나 갖고 계세요?
이 단추들은 대부분 새것이 아니다
옷을 치우면서 단추를 떼놓은 것
몇 개쯤은 동대문시장에서 사오기도 했을 것이고
새로 산 옷 여분 단추이기도 하다.
이사 준비를 하면서
이것 저것 정리하다가 단추 보따리를 풀어 헤친중이다.
단추를 보니 내 성격이 보이는것도 같아 혼자 웃었다
내 옷엔 거의 기본 단추가 달려있다.
옷을 맞춤하여도 늘 기본 단추를 요구한다
단추값 안들어 나같은 사람 만나면 좋기도 할 것이다.
비싼 단추는 가격도 만만치 않으니
또랑또랑한 눈빛으로 나를 본다
버리지 않고 데려 가실거죠? 하고 묻는 것 같다
이리저리 짝을 맞춘다
지난 겨울 초록 자켓을 만들고 단추를 찾으니 맞는것이 없어
단추 5개를 다 다르게 달았다. 나름 재밌어 보였다.
거의가 두개 정도씩 짝이 맞고 나머지는 같은 듯 다른 듯 쌩뚱맞다
어쩌면 이렇게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를까
그러기도 힘들겠다 궁시렁거리면서 짝을 맞춰본다
어디에 쓰려고 나는 이렇게나 많이 모았을까
못 입는 옷을 버릴 때 나는 꼭 단추를 뗀다
꼭 이것만은 남겨두어야 할 것처럼
눈 평펑 내리는 날
고깔모자 쓰고서 시장 귀퉁이 앉아
단추나 팔아야겠다 ㅎㅎ 호빵 먹으면서
2016년 12월 21일 살구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