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나야/살구
1번 출구
이신율리
2017. 1. 25. 07:33
우리 동네는 1번 출구에요
눈이 펑펑 내린 날
에스컬레이터가 개통되었어요
일년을 툭탁거리더니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다더니
눈 내리길 기다렸나봐요
지하철 근처에서 십년을 살았어요
그동안 어찌 다녔냐구요
계단을 업고 다녔죠 몇 십 계단인지 108계단였던가? ㅋ
개통한지 한 달도 안되어서 근데
이사해야해요.
그래도 어디에요
이렇게 근사한 에스컬레이터를 한 달이나 타보고 간다는 것이
요즘엔 괜히 지하철 타고 나가는 일이 많아졌어요.
오늘은 두 번이나 나가야 해요.
아, 마술 부리고 싶은 아침이에요.
2017년 1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