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멀리 아랫 마을에서
시집 온 수양매화
박스 두개를 덧대서 저리 늘씬한 아이를 보내주신
사랑 가득한 고운분
이제 매화가 웃어대기 시작한다
가만 들여다 보면..
나뭇군을 만나러 오는 선녀의 옷자락 같고
면사포를 쓴 새봄의 신부들 같고
새하얀 이 드러내며 웃는 사내 아이 같고
아직 한번도 만나지 않았지만
매화 향내속에서
가슴 따뜻이 고운 사람을 그려보다
혼자서 살곰 살곰 웃어댄다
이 작은 행복이
인생을 살아내는
이쁜 줄기인 것 같다.
2009년 1월 12일 杏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