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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살구374

새야 새야 왜가리야 제 그림자를 쪼고 있다 물고기를 쪼고 있다 물고기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하는 일이 그렇다 잡히지 않는 그림자는 더 어지럽다 얼음위로 조심조심 자리를 옮겨본다 가는 길이 그렇다 가만 그림자를 본다 나를 본다 그러다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 나이기도 하고 새이기도 해서 다시 나를 쪼기 시작한다 2024년 2월 14일 2024. 2. 9.
2023년이 다 지나네요 아침부터 눈이 펑펑 내려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작은 산에 올랐습니다 아무도 없는 산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낮엔 앞에 공원에 나가 걸작품들을 감상했습니다. 눈사람은 왜 사람일까 생각하면서 눈사람을 만든 상상력이 올핸 더 깊어져서 좋았습니다. 저녁땐 호만천으로 눈 구경을 나갔습니다. 여기쯤에서 기차가 지나가면 좋겠다고 한참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기차가 다 지나가고 혼자 뒹구는 눈발이 좋았습니다. 한 해 동안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웃는 일 많으시길 기도합니다. 이신율리 드림 2023. 12. 30.
테스트 테스트 자기와의 싸움이란 말을 “운동”이란 단어에서 찾는다. 중학교 때 4, 19일이면 왜 십 리 길 마라톤을 했는지 지금도 모르겠지만, 2등을 했다. 후로 나는 엄청 달리기를 잘하는 아이로 떠올랐다. 단거리는 못한다. 겨우 운동회에서 노트, 연필 몇 번 탔던 기억 외에는 그러니까 나는 장거리에 장점인 편이다. 모든 일에 쉽게 승부를 보려고 하는 편이지만 안 되어도 쉽게 때려 치진 않는 편이니 단점인지 장점인지 모르겠다. 30대 초반 헬스를 할 때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스쿼트를 2,000번 하고 계단을 못 내려온 적이 있다. 무릎 부서지지 않기 다행이다. 그땐 여자들이 헬스를 하지 않았다. 나는 여자가 아니었나 보다. 첫 회 ‘미즈 코리아’에 출전해 보면 어떨까요? 하고 체육관 관장님이 말해서 나는 ‘한.. 2023. 11. 10.
오장환 문학제 오장환 (吳章煥) 시인 (1918~1951) 서정주, 이용악과 함께 1930년대 시단의 3대 천재라 불렸다. 서정적인 시와 동시를 발표했으나 해방 이후 급격한 변화를 보이면서 현실 참여적인 시들을 창작하던 중 월북했다. 10회 오장환 신인 문학상은 방송작가인 '박은영 시인'이 당선되었다. 장대비가 쏟아졌다. 가수 '이산하'가 부르던 '인연'이란 노래가 빗속에서 인연에서 인연까지 닿고 '모르는 과자 주세요 모르는 과자도 펄럭거리고 역대 수상자들과 1박 도깨비 야행 오장환 문학상을 받은 '손택수 시인'이 한 턱 치킨집에서 기타 치고 노래 부르고 선풍기 돌고 호박등 흔들리고 이번엔 여섯 명이 모였네 무심천 코스모스 다음 주 부터 축제란다 가을이구나 2023년 9월 17일 2023. 9. 22.
원주 토지문화관 박경리 선생님이 사셨고 작가들의 창작실 마련에 힘을 쏟으신 곳 '원주 토지문화관'입니다. 본관, 매지사, 귀래관, 이렇게 세 개의 창작실이 있어요. 입주 작가로 선정되어 두 달 동안 생활했던 '귀래관'이에요. 제 방 들어오는 입구엔 커다란 밤나무가 있어요. 처음엔 알사탕만 했는데 지금은 제법 애기 주먹만 해요. 이름처럼 늘 밤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7월 3일 입주했어요 창작실 귀래관 앞에 작은 연못이 있는데 제가 온 그날부터 연꽃이 피기 시작했죠 제가 좋아하는 자귀꽃도 한창이었고요 아침 저녁으로 저는 연꽃과 함께 있었어요. 아침마다 소설가분과 산책해요. 참깨꽃 필 때 왔는데 이젠 다 수확했어요. 안개가 좋은 곳이에요 전나무가 많아서 '회촌'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어요. 밤 열 시 오 분 전도 .. 2023. 8. 22.
포도가 익어 가나요? "고모, 집에 잠깐 다녀가요. 할머니 사진 찍으면 혼나는데 몰래 뒷모습 찍었어요" 보고 또 보면 나도 익을 것 같고 엄마가 뒤돌아 볼 것도 같고 포도가 이만큼 자랐구나 청포도 아래서 엄마는 어떤 푸른 생각을 할까 ... 2023년 8월 15일 2023.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