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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꽃사랑

by 이신율리 2009. 3. 1.

 

 

 

 


 

시골에 계신 엄마가 전화를 해서 계속 웃으신다


딸: 왜 엄마!

엄마: 아버지가 엄마 힘들다고 마당에 빨래를 걷으신다고 해서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거실에서 콰당~ 소리가 나는거여

엄마: 아 글쎄 나가봤더니 사랑방으로 가야할 큰 이불 호청을 들고

        거실로 들오시다가 창가에 햇빛 즐기라고 올려 놓은 종이꽃 화분에 걸려   

        화분이랑 같이 벌러덩 넘어지셨어

딸: 엉? 그래서..

엄마: 거실에 마사토는 깔아 놓은 듯 널부러져 있고.. 아버진 화분만 쳐다보시고..

아버지: 죄송합니다

엄마: 어디 다친데 없으세요

아버지: 지금 그게 문젭니까 꽃이 문제지..

엄마: 딸한테 일러야지~~이


아구~~ 엄마 얘기 소리에 웃다 넘어가는 줄 알았다.


딸한테 꽃 중독되신 엄마는 ㅎㅎ 시골 내려가면

꽃이 비닐하우스 반동은 된다

지난달에 바스락거리는 종이꽃 한 화분 안고 내려가셨는데

소리도 신기하고 향내도 좋고 꽃도 오래가서 넘 이뻐한 아이였는데

다행히 꽃 몇 송이만 날아갔으니..

기쁜 향기 다시 주리라


 

 

2009년 춘삼월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