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계신 엄마가 전화를 해서 계속 웃으신다
딸: 왜 엄마!
엄마: 아버지가 엄마 힘들다고 마당에 빨래를 걷으신다고 해서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거실에서 콰당~ 소리가 나는거여
엄마: 아 글쎄 나가봤더니 사랑방으로 가야할 큰 이불 호청을 들고
거실로 들오시다가 창가에 햇빛 즐기라고 올려 놓은 종이꽃 화분에 걸려
화분이랑 같이 벌러덩 넘어지셨어
딸: 엉? 그래서..
엄마: 거실에 마사토는 깔아 놓은 듯 널부러져 있고.. 아버진 화분만 쳐다보시고..
아버지: 죄송합니다
엄마: 어디 다친데 없으세요
아버지: 지금 그게 문젭니까 꽃이 문제지..
엄마: 딸한테 일러야지~~이
아구~~ 엄마 얘기 소리에 웃다 넘어가는 줄 알았다.
딸한테 꽃 중독되신 엄마는 ㅎㅎ 시골 내려가면
꽃이 비닐하우스 반동은 된다
지난달에 바스락거리는 종이꽃 한 화분 안고 내려가셨는데
소리도 신기하고 향내도 좋고 꽃도 오래가서 넘 이뻐한 아이였는데
다행히 꽃 몇 송이만 날아갔으니..
기쁜 향기 다시 주리라
2009년 춘삼월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