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 지금부터 핍니다.
하양색은 더 맑게 틀어대고
내가 타래난초를 만난곳은
늘 무덤가 밝고 따스한 곳이었다
타래난초 그 슬픈 특유의 몸짓!
배란다 문을 열어 놓았더니
하양나비가 팔랑거리더니
분홍 타래난초에 앉아 냠냠댄다
ㅎㅎ 흰색엔 절대로 앉지 않더라
타래란 - 김내식
장마철 뒷산의 할머니 무덤가에
웃자란 잔디사이로 타래타래
핏빛 한을 꼬아 올리며
귀 열고 사방을 둘러본다.
신혼의 단꿈을 깨고
일본군 총알받이로 끌려간 임
6.25전장에서 소식 없는 유복자
죽어서도 기다린다.
이른 봄엔 할미꽃이
백발을 휘날리며 위로해주고
참꽃이 이산 저산 붉게도 피어나면
두견이 피 토하며 울어주나
밤마다 실타래 감아가며
한숨과 눈물로 삭이던 한을
저승가도 풀지 못해
빗속에 울고 있다
2010년 7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