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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살구

시력

by 이신율리 2016. 7. 7.

 

 

 

 

 

 

시력 측정을 하면 간호사가 눈가리게를 받으면서 고개를 흔든다

아주 작은 글자도 씩씩하게 대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블로그에 짧은 글을 쓸 때에도

가끔씩 예상치 못한 오타가 출연하는 걸 보면

기특하게 나이먹음에 동조하고 있음이다.

초록이 눈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데

배란다에 내가 키우는 꽃은 온통 초록이요

지난해부터 만들기 시작한 옷도 초록이 태반이요

18층에서 내다보는 창밖에도 온통 초록인데

내 눈은 초록을 거부하는가보다

 

중국 무협소설 영웅전 16권을 읽기 시작하면서

쉬고 싶을 땐 또 영화를 보니

내 눈은 늙으막에 혹사를 당하는 게 아닌가 싶어 미안키도 하다.

며칠 장마답게 기세가 등등하더니 어디나 초록이 솟구친다 

오늘은 정오에 잠깐 후두둑거리더니 안개가 자욱한 저녁이다

컴퓨터에서 손을 내려놓고 안개속을 건너야겠다.

눈에게 초록을 가르쳐야겠다.

 

 

2016년 7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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