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영하 3도로 내려가면 배란다 밖의 꽃들이
배란다 안으로 들어온다.
사진보다 두 배가 되는 꽃은 거실 배란다에 있고
이 아이들은 내 책방 배란다에 있다.
풍로초는 초겨울을 모르고
대문자초는 초겨울을 안다.
주로 내 방 배란다는 계절 관찰하기 좋은 꽃이나 나무로 모인다.
눈 펑펑 내릴 때면 매화가 피겠지
매화가 지고 나면 잎사귀가 피겠지
털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봄인거지
겨울은 쉬 지나갈 것이고
봄은 머지 않았을 거라고 그러면서 겨울을 날 것이다.
나는 그네들에게서
내가 모르는 계절을 배운다.
2023년 11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