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가 나를 부를 때1 해파리가 나를 부를 때 - 이신율리 해파리가 나를 부를 때 온몸이 바다인 해파리를 생각해요 헤엄치는 것은 받아쓰기만큼 어려워서 당황하는 양치식 물을 좋아하죠 발끝이 북향을 향해 둥둥 떠내려가는 여름이었어요 소나기가 그친 후 깊은 곳을 찾은 건 우리의 선택이었죠 헤엄치는 걸 잊은 물고기처럼 동생이 먼저 수렁으로 쑤욱 들어갔어요 내가 등을 밀었을 수도 있어요 나는 갈비뼈까지 겁이 많았으니까 물 위로 세 번 솟구칠 때 안녕이라고 말했던 것 같아요 가라앉는 눈빛은 가라앉을 때까지 소중하죠 몇 개의 손이 자라나 손을 흔들뻔했어요 나는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파닥거렸는 데 세상은 쥐 죽은 듯 고요 했죠 동생 손을 잡고 사라지지 않은 내가 침착했다는 소문은 쐐 기풀처럼 돋아나 빠르게 자라고 엉켜 단물만 들이켰어요 물고기가 목에 걸린 것 같아요 비가 와.. 2023. 7.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