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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캠핑

가리산 휴양림, 관동백리길

by 이신율리 2012. 8. 13.

 

 

 

가리산 휴양림

 

 

하루

 

2박 3일로 떠나는 휴가

벌써 핀 키작은 코스모스, 노랑 달맞이꽃이 초롱한 길로 달린다

빠삭 빠삭 옛날 고구마 과자를 오도독 대면서

집 나서면 우째 이리 불량식품 같은 과자가 맛나다냐 아작 아작..

한가한 춘천간 고속도로

휴계소에 들려 아침 도시락

반찬은 호박곶이 나물에 묵은지 볶음, 파래장아찌, 매실장아찌, 가죽나무순 장아찌

밥만 잘한다고 칭찬을 하는 바람에 밥을 안 싸올수도 없음 나 바보 ㅎㅎ~~

키작은 옥수수 이파리 펄러덩 나란히 서있는 길을 돌고 돌아

홍천 가까우니 숲에서 잣나무 향내가 난다

가슴에 하트가 절로 그려진다

 

 

 

 

 보랏빛 개미취가 뽀글뽀글 피고 있는 휴양림

다닥거리는 데크위에 빠글대는 사람들

옥수수, 감자자루가 널부러져있고 수박도 저만치 딩굴

초상권 침해 100% 텐트도 항개 두개 세개도 넘네~

예약한 방가로 5호 

식탁이 있는 빈 6호가 맘에 든다고 요리조리 꼴레리 ~바꿨네 우하하~~

느티나무 벗나무에 줄을 걸어 우리집이라고 수건하나 턱 걸쳐놓고..

점심은 등심 자글 자글 질겨서 껌 씹는 줄 알었네

나는 후식에 강한 여자

자두를 먹고 콩물에 샤브레를 먹고 풋사과를 냠냠 흠~~ 맛들었네

딩굴~~~ 작은 창문속에 젊은 풍경이 근사허게 앉아있다

앞 계곡에선 물소리 빌빌대고

이렇게 휴가는 딩굴대야돼 하면서 사정없이 또 딩굴

아~~ 딩굴대다 구르면서 행복해 죽는다꼬 또 딩굴~~~

햇님 비스듬히 서녘을 넘는데

어디 물찾아 마실 나갈꺼나..

밀짚모자 눌러쓰고 몽탁한 슬리퍼를 끌면서

가장 편한 차림으로

이번 휴가엔 카메라도 들지않고  쉬자 쉬자 하면서 나섰다

그래도 폰으로 여기저기 찰칵 찰칵!!

 

 

 

이름모를 꽃 핀 작은 길로

발바닥 지압길에서 오메 오메 아퍼 죽는다고 오금저리게 걸어가고..

 

 

 

 

 

 

계곡이 깊다

선유도 장자대교 닮은 다리 아래서 텀벙 철썩~~

가물었는데도 깊은 계곡여서인지 물이 큰 소리를 낸다

작은 돌위로 물 내리는 모습도 이쁘고

돌틈에 아기 고사리는 얼마나 귀엽던지

통통한 이끼가 꽃처럼 피어대는 가리산 계곡

 

소릿가락도 절로 핀다

남들었네 남들었네 남물이 들었네

저기 저 산밑에 남물이 들었네

얼씨구나 아니 놀지는 못허리라 ~~♪

찬물에 동동 띄운 천도복숭아를 먹어야지

큼지막한 복숭아에서 탈콤한 향내가 뚝하고 떨어진다

8월 10일 그 맛이다 

 

어스름 해가 진다

살갖에 닿는 바람이 쾌적하다 이 온도는 몇도나 될까..

아이 둘이서 물장난을 치고

 저 아래 빛 드는 곳엔 노부부가 자릴펴고 누웠다

벅적대는 휴가철에  한적한 무릉도원에 내가 푸른 나무처럼 서있다

 

 

저녁밥은

백합 조개 45마리로 조개탕을 끓이자

아이구 어쩌면 살도 이리 통통하다냐

윗집 방가로 아저씨 아는체를 허시면서

곰취 장아찌를 들고 오셔서 '맛난거 있음 나눠먹어요' 하신다

오모나~~ 사람 친하기 쉽지 않은 우리는 우짠다냐 하면서

조개탕을 끓여서 서로 갖다 주라고 우겼다

산속에서 조개탕은 더 맛나고

후식으로 자두에 또 사과먹고 돼지탱~~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쌩뚱거린다

옆에 일찍 잔다고 쫑알거린다

코도 비튼다 배두 쿡 찌른다 모른척 꿈쩍도 안한다

 

 

이틀

 

아침은 된장찌게

백합 열개, 쇠고기 4첨, 호박, 감자, 양파, 된장을 넣고 바글 바글

어이쿠~~ 맛난다 오곡 햇반 각 하나씩 뚝딱~~

설겆이는 팽개치고 딩굴거리면서 아침잠을 드르렁(휴가 지대로 쉬고 있음)

일어나니 점심

싸이의 '강남 스타일' 동영상 오만 팔만번은 보고

말춤추고 얼마나 강남스타일을 외쳤던지

아구가 쥐나는 줄 알았다 흐~~

황태를 굽고 불고기를 굽고 있는데 원래 예약한 방가로 주인이 나타나서 궁시렁댄다

관리소장님이 우리가 바꿔달랬다고 쓱쓱 지우고 우리한테..

관리 소장님 그날 땀 무지 났다 ㅎㅎ

그러나 우짜리  때는 늦으리~~~

못 들은체하고 맛없는 황태구이 얼렁뚱땅 해치우고

방에 들어가 점심 낮잠 ㅎㅎ

 아~~~ 5시까지 딩굴대면서 낮잠자다가 강남스타일~~ 을 외치면서 부시시 일어나

어슬렁~~  곰탱이들처럼 계곡속으로 들어간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동화속 같은 풍경이다

꿈속 같더라

이런 풍경 어디서 또 만날꺼나

카메라 가져오지 않은 것이 후회 백배다

그냥 눌러 앉아 이끼가 되고 싶고

가리산 그 흐르는 물이 되고 싶더라

 

 

 

 

다래덩굴 타고 아~~~~~아아아아!!  (올해 그 다래덩굴 놀래서 다래 열리려나??)

다람쥐 놀래서 튀어 오르고..

텀벙 계곡속에서 풍덩 사과를 먹고

바위에 붙은 이끼 만지작 만지작

대롱 매달린 산일엽초도 가만 쓰다듬고

 

꿈아~~ 무정한 꿈아

오셨던 님을 왜 보냈나

오신님 보내지 말고 잠든 나를 깨워주지

일후에 임이 오시면 님을 잡고서 날 깨워주렴~♪

부르고 또 부르고

해가 지지 않았으면..

돌아보고 또 보고 내려오는 발걸음 엎어져도 좋으리

아구장 돌틈에 웃던 고사리 이끼

잔잔히 이쁜 소리로 흐르던 이 골짜기..

 

계곡에서 텀벙거리고 줄을 탔더니 배고프다

저녁은 부대찌게

우찌 먹으러 온 사람들 같으네

지난 여름 휴가땐 부대찌게 53점 였는데

오늘은 95점은 맞어야지

오기전 부대찌게 정보로 국물맛은 스팸이 낸다고

소시지는 프랑크 소세지를 넣으니 맛있네

부대찌게 점수 97점 (내맘대루..ㅎ)

소세지가 넘 많아서 배불러 죽는 줄 알았음

남겼다 낼 아침 라면 퐁당 넣어 끓여먹을거임

일찍 자자 새벽에 한 일전 축구도 봐야하고

내일은 동해 바다를 만나고 집에 갈꺼다

착하게 잘도 잔다 쌕쌕

4시 반쯤 두런거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스마트폰으로 축구경기를 봐야지

켜고 나서 바로 골을 넣더라

중계방송인 줄 알고 소리지르는 타이밍을 놓쳤다 (나중 알고서 배꼽 빠지는 줄 알었다)

원래 나는 갖은 호들갑 ( 아니 열정적이지 ㅎ)을 떨면서 경기를 보고 응원하는 스타일이다

 2대 빵은 그 숲속에서 얼마나 통쾌했던지..

개운한 아침이다

부대찌게에 라면 후루룩

동해안으로 고래잡으러 떠나자~~

 

 

 

 

동해 관동백리길

 

 

사흘

 

고래 잡으러 떠나는 길도 확 뚫렸다

고성 청간정에 오르자

가슴 후련한 동해바다 오랜만이다

 

 

보름이 뜬다하여 청간정 올라서니

어디서 달보다 먼저 나온 퉁소소리

파도의 초저녁 잠을 살뜨리도 깨우는고야

 

 

 

 

내려와서 아이스케키 먹으면서

매점에서 나오는 뽕짝에 맞춰

정자에서 합바지 춤 멋드러지게 추면서 웃어제끼고..

 

몇 년 전 만났던 멋진 홍학정으로 가야지

이곳 일출이 장관이라는데 ..

늠름한 소나무 여전히 씩씩하고

내려오는 길에 이쁘다고 찍어준 보슬보슬 너펄너펄~~이쁜 패랭이

 

 

 

 

관동 팔백리 길 따라 가보자

동해안의 매력은 바닷길따라 펼쳐진 해변

부대앞 해변에서 바지 흠씬 젖도록 쳐돌아치고

마사 건진다고 소쿠리를 팔 빠지도록 흔들어 대고

좋더라 시원터라

 

 

 

 

이름 이쁜 자작도 해변에서 또 발담그고 헤엄치고

 

 

 

아희야 길 물어보자 바닷길이 어디드냐

코 묻은 손끝에서 경포호가 일렁이네

파도가 멀지 않으니 바다란들 어떠리

 

 

아야진 해변은

이름도 이쁘고 추억이 있어 기억하는 해변이다

그리운 눈빛 맟추고 지난다

 

점심을 먹자

가리비 축제가 열렸던 백도 해변을 지나니

가리비 굽는 냄새가 여기저기 핀다

오늘 점심은 가리비구이에

단팥죽, 성게알, 치즈 떡볶이, 자두

가리비 3마리씩 이렇게 맛나게 먹어본 조개는 첨이다

 

날이 너무 더워선지 고기가 잡히지 않는단다

내가 좋아하는 멍개가 한마리도 없다

성게철인지 성게만 까고 있는 할머니들

구수한 성게맛이 동해 바다를 닮었다

종이컵 항개에 만원

 치즈 떡볶이 앞으로 여행갈 땐 꼭 델꼬 가야지 몽실~ 맛났었어

내 키만한 자연산 미역 하나 사들고

관동 팔백리 다시 시작이다

 

 

 

 

 

 

 

수심이 얕고 물이 가장 깨끗하다는 송지호해변

뒤에 보이는 작은섬이 꼭 이쁜 서해섬을 생각나게 했다

점심이 과했는지 날이 너무 더워서였는지

 이때부터 속이 울렁~

쓱 지나친 송지호 해변이 아직도 가물거린다

 

 

 

관동 팔백리길 끝까지 달리고 싶었지만 서울로 올라가야하니..

되돌아 오는 길에 송지호가 보인다

호수 건너 아득한 정자에서 소리 한자락 가만 부르고 싶더만..

이쁜 호수에 솔밭은 또 얼마나 향기롭던지

여기 저기 피어대던 노랑 풀꽃들

그 곁에 기대 앉아 사진을 찍고

희미하게 핀 해당화도 그리움이더라

 

대포항으로 가자

남정네 팔뚝만한 연어도 그립고 

문어도 들쳐 메오고 싶던 대포항엔

팔딱거리는 생선은 하나도 없고 회집만 문전성시다

 

넘어가는 햇빛이 도를 넘는다

휴가가 끝이나서 더 더운것 같더라

마침 홍천 장날! 가는길에 들리자

 늦은 시간이라선지 파장이다

대구도 4마리 만원

바다가 가까워서 값이 싼가보다

만원에 아구 4마리 끌고, 콩나물 천원어치 한보따리 실고서 출발!!

저녁을 먹긴 먹어야는데

좋아하는 한식을 먹기도 그렇고

첨으로 돈주고 국수한번 먹어보자

양평 국수리에 국수 잘하는 집 찾아서

된장 아욱국에 바지락 넣은 칼국수, 빈대떡 두장

밥 한공기에 열무김치 넣고 쓱싹 비벼서 뚝딱

구수하게 휴가 마무리다

올 여름 휴가는 이렇게

딩굴과 국수로 행복 마침표를 찍는다.

 

 

 

 

2012년 8월 9~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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