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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계단/나무

꽃 이사

by 이신율리 2016. 8. 23.






지난 주 집에서 키우는 풀꽃과 나무들이

엄마 집으로 이사했다.

이번주 시부모님 모시고 평창 여행과

다음 달 추석 연휴 온가족 일본 여행으로

물을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년초에 이사해야 할 손을 덜기도 할 겸이다

내년 봄에나 데려와야 하는데

몇 박스 차에 실고 가는 길이 섭섭하다

내 손에서 몇 년 간 자란 아이들

아침에 눈 뜨면 가장 먼저 꽃밭에 물을 주고

아이들은 사계절 꽃을 피우고

엄마가 잘 키워주겠지만

아이들 속성을 잘 모르니

물을 두번 줘야할 아이도 있고

이틀에 한번 줘야 할 아이도 있는데

엄마한텐 하루에 한 번씩만 주라고 했다. 정신 어지러울까봐


시골 햇빛은 타는 듯 하다

너무 뜨거워 차광막 안쪽에 두었으니

비오면 맞던 영양제도 내년 봄까진 맞을 일이 없겠다.

서늘한 18층에서 자라던 아이들이

차를 타고 몇 시간을 와서

땅위에서 반사되는 땡볕에

동남아 여행이라도 온 줄 알겠다.

내년 봄까지 아이들아

씩씩하게 잘 자라다오



2016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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