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집에서 키우는 풀꽃과 나무들이
엄마 집으로 이사했다.
이번주 시부모님 모시고 평창 여행과
다음 달 추석 연휴 온가족 일본 여행으로
물을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년초에 이사해야 할 손을 덜기도 할 겸이다
내년 봄에나 데려와야 하는데
몇 박스 차에 실고 가는 길이 섭섭하다
내 손에서 몇 년 간 자란 아이들
아침에 눈 뜨면 가장 먼저 꽃밭에 물을 주고
아이들은 사계절 꽃을 피우고
엄마가 잘 키워주겠지만
아이들 속성을 잘 모르니
물을 두번 줘야할 아이도 있고
이틀에 한번 줘야 할 아이도 있는데
엄마한텐 하루에 한 번씩만 주라고 했다. 정신 어지러울까봐
시골 햇빛은 타는 듯 하다
너무 뜨거워 차광막 안쪽에 두었으니
비오면 맞던 영양제도 내년 봄까진 맞을 일이 없겠다.
서늘한 18층에서 자라던 아이들이
차를 타고 몇 시간을 와서
땅위에서 반사되는 땡볕에
동남아 여행이라도 온 줄 알겠다.
내년 봄까지 아이들아
씩씩하게 잘 자라다오
2016년 8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