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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살구

은혼식~♥

by 이신율리 2006. 4. 30.

 

 

 

 

 

오늘은  결혼기념일 (은혼식)이다.

 

한달전부터 남편한테 궁시렁~ 거리믄서 볶는다 (뭘??  다 알면서~ 선물 )

그러다 기념일이 가까와지면 시큰둥~

그동안 먼 선물타령을 했는지 어느땐 기억도 안 남 ~

이젠 욕심도 없어졌는지..

별루 갖고 싶은 것도 없다.

늙긴 늙었나부다.

 

2주전 작은 아들놈이

'엄마 이거 결혼기념일 선물이야' 하고

금색 번쩍거리는 봉투를 내민다.

백화점 상품권 5만원짜리다.

'여기다 보태서 엄마 옷사~'

킥킥~  아들 세상 물정 몰라도 넘 모른당~~

아빠 왈~

'머? 여기다 보태서 .. 엄마옷이 얼만대에 ~ ???

내가 남편 옆구리를 쿡~ 찌르며..

'작은놈한텐 5만원이 다른사람 5십만원이야~~'

아직 학생이라 쓰기두 바쁠텐데..

 

엇저녁 화장대 서랍에 편지와 두툼한 봉투가 숨어 있다.

큰아들~

장교로 군에 가 있는 아들이다.

25주년 기념일이라고 250,000 원과 편지가 들어있다.

편지 뒤에는 저렇게 일상을 그려 엄마를 기쁘게 한다.

요즘 한달째 재미를 붙이고 있는 등산 풍경이다.

 

8년전 IMF 때 많은 물질을 잃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았음..

우리 모두는 이렇게 지금 행복하지 못했을 거다.

 

주님께선 특별히 자식들에게 큰 복을 주셨다.

 

큰아들에겐 원하는 대학과 4년 전액 장학생을 선물로 주셨고

장교의 자리도 허락하셔서 훌륭히 군생활을 하고 있다. 

작은아들도 국악으론 최고의 대학에

레슨 한번 받지 못했는데.. 쑤욱~ 들어가게 하셨다.

 나 또한 얼마나 말광량이에 이기적이었던가~

딸 하나로 곱게 키워주신 부모님의 마음도 헤아리지 못했구..

 

이제야 부모님의 마음 헤아릴 줄도 알고.. (다 큰지 얼마 안됨)

내가 겪은 어려움만큼 남을 이해한다고 했던가...

남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귀한 마음도 생겼으니

이런 축복이 또 어디에 있던가!

 

예배를 드리고 점심엔

근사하게 온 식구가 만찬을 즐기려구 했는데

작은아들놈..  판 깬다 ~

남산 한옥마을에서 공연해야 한다구

종종거리며 악기를 들쳐 맨다.

 

'너!!!

오늘 일 만들지 말랬지!! ' (버럭!!! )

아들~

'깜빡 잊었어.  엄니~  헤헤~~' 느물 느물~~  ( 으이구 이걸 팍 !! )

  

에효~~

일찍 결혼해서..

벌써 25년이나 살았네~~

넘 많이 살은거 아녀 ??  (나!!  오늘 남편이랑 큰 쌈 할 뻔 했다.  푸하~~)

 

신혼여행에서..

초록저고리에  빨강치마 입고

철쭉 옆에서 찍은 사진 (꽃보다 내가 더 이쁨.   진짜루~ ㅋ )

함~ 꺼내 봐야겄다.

 

 

 

2006.  0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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