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먼지 폴폴 날리며 집에 오는 십리 길
차 유리창이 열리며 ‘여기 세도중학교가 어디니?’
새 봄에 가슴 두근거리는 짧은 시간이었다
다음날 교장선생님의 소개
아~ 그 멋진 선생님이... 체육 선생님
그때부터 나의 체육시간은 첫사랑 같은 설레임의 연속이었다.
‘살구꽃 나와서 넓이 뛰기 시범 보여봐 젤루 잘한다‘
후후~ 난 그때 키가 2번 이었다.
이렇게 작은데 뭔 넓이 뛰길 잘 했을까마는...
그렇게 선생님은 넘치는 정을 담뿍 주셨다.
드뎌~ 봄 소풍
체육선생님 ‘보리밭’을 부르시는데
얼마나 잘 하시는지 그 보리밭 속에 숨어 들고 싶었다. 정말 ~
지금 생각해도 그때 선생님만큼 보리밭을 부른 이 아직 본적이 없다.
멋지게 부르시더니 내게도 노래를 시키셔서
에구~ 쪼끄만 애가 이수미의 ‘내 곁에 있어주’를 불렀으니
졸업할 때까지 남자 애들이 졸졸 따라 다니며
내가 부른 노래를 흉내 내며 귀찮게 했다.
고등학교 체력장 시험
왕복 달리기에서 금 안에 놓아야 될 토막이 매번 튕겨 나간다.
드디어 감독선생님이 한번 더 나가면 탈락이란다.
어쩌나~ 무섭다
다시 열심히 달려 조심해서 놓았는데도 다시 튕겨 나갔다.
그때 체육선생님께서 감독님께 사정을 하셨다.
다시 한번만 하게 해 달라고..(그때 선생님의 진지한 표정이란..)
결국 선생님 덕분에 난 잘 해내 만점을 받았다.
그렇게 나의 중학교 시절은 체육선생님이 계셔서
다른 사랑이 필요 없을 만큼 꿈처럼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벌써 30년이 지났지만 난 아직도 그 시절 선생님이 그립다.
지금 생각해보면..
첫사랑이 아니었나 싶은 것이..
혼자서도 얼굴이 빨개진다.
선생님은 어찌 변하시고 건강하실까?
지금은 교감 선생님이시라는데...
살구꽃 기억하고 계실까?
2006. 0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