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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충청도

공주 마곡사

by 이신율리 2013. 5. 3.

 

 

 

 

 

 

초파일이 아직 멀었는데

등은 춘삼월처럼 걸려있고

빛바랜 단청이 얼마나 편안턴지

 

 

 

 

 

 

고향이랑 붙어 있는 공주 마곡사를 아직도 못 가봤다.

돌고 돌아서 어찌 서울에서 찾아간 날이다.

벚꽃은 봉오리 열 생각도 없고

대웅전 앞 연등 꽃만 활짝 피었더라

 

절을 지나 진달래와 함께 오르는 산길엔

앵초가 피려고 옹알대고

매발톱은 봄나물처럼 기지개 켜느라 들썩댄다.

여름을 준비하는 원추리가 펄럭이고

땅꼬마 억센 질경이 납작 엎드려 햇빛만 보고 있다.

살 찐 냇가엔 송사리 떼가 바람자락처럼 몰려다니고

한참을 꾸역꾸역 그 놈들을 따라 다녔다.

 

서울로 오는 길에

 좋아하는 서천 동백정에서

 '툭' 허고 지는 동백 꽃송이를 맞으며 바다를 보고

홍원항에서 꽃게를 먹고

어둔길을 찾아 춘장대에 갔다.

눈썹달은 하늘에 민들레 꽃으로 피고

해당화 햇 가시 세우고 모랫바람 맞는데

나만 혼자서 슬프더라

 

 

2013년 4월 12일   살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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