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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by 이신율리 2014. 6. 30.

 

 

 

아침 7시

멸추 김밥 두줄을 웅얼거리면서 강원도 출발

가까운 곳 가려는 줄 알고

흰바지에 푸른 남방 걸치고 구두 신고

으이그 바닷가 가는 차림새가 아니다.

엇저녁 소낙비에 날씨는 선선해 좋고

봉우리마다 걸친 안개자락도 좋을시고

인제를 지나는데

박인환 문학관 이정표가 있어 불쑥 들어갔다가

이렇게 멋진 시인을 만났다.

작지만 알지게 차려놓은 문학관

시인의 향기에 젖어 강원도 여행길이 더 향기로울 것 같다.

 

 

 

 

 

고성에 이르니

내가 좋아하는 청간정이 나오고 홍학정이 보이고

나는 청간정이 좋아

서도소리 '경발림'을 흥얼거리면서

늘 오르던 그 푸른 숲을 또 오른다.

 

동해안 바닷길을 따라 달리는 맛은

서해, 남해에서 만나는 바다와는 다르다

확트여서 별 재미없다고 느꼈던 바다가

오늘은 가슴에 포근하면서 션하게 다가온다. 아주 오랜만에 온 것 처럼

휴가철에 들렸던 백도 해변 가리비 집에서

가리비 구이를 시켜 배를 두드리고

살이 어쩌면 포동포동할까 맛도 좋다

늘 8월에 왔었는데 가리비는 5월말, 6월초가 제철이란다.

나오는 길엔 키 작은 해바라기꽃이 피어 벙실벙실~

자작도 해변 이름도 예뻐서 들렸더니

바다 가운데 솟은 기암괴석이 하얗다

아마도 자작나무를 닮아 이름이 그리 지어졌나보다

거진항에 들려 커다란 문어 한마리 삶아 들고

바닷가에 서서 숭어다 놀래미다 라고 외치면서

여름 휴가때 와서 낚시하자

저 고기 다 잡자 우리꺼다 하면서 ㅎㅎ

올 때마다 그냥 지나쳤던 화진포 해변을 가자

한 20년 만에 왔다

맑고 푸른빛이 그대로다

보슬비 부슬대는데

근처에 와서 한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던

 '통일 전망대'를 가자고 달렸다

흐린 날에 전망대에 올랐으니 북녘땅은 보이질 않고

앵무새처럼 조잘거리는 해설사의 설명에 눈 반짝거리며

저기 저 앞이 금강산이고 해금강이고 만물상이고

'금강산 타령'에 나오는 지명이 바로 예로구나

가슴에 보슬비는 하염없이 나리고 ..

 

 

2014년 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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