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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살구

빨간 장화

by 이신율리 2015. 5. 14.

 

 

 

 

 

 

 

 

시골집 모퉁이에 앉아있는 빨강 엄마 장화

갈 때마다 신고 다녔더니

엄마가 올핸 색이 더 곱게 나왔다고

장화 하나 사서 보냈다.

아니~ 이걸 서울 시내에서 신구 다니라고?

작은 아들이 보고선

엄마 이거 밖에 신고 나갈려고?

비오면 민요교실 신고 갈꺼야 (일단 밤이니께)

설마.. 하는 눈빛이다.

드뎌

화요일 저녁 민요교실을 가려고 나섰는데

천둥 번개 돌개바람 휘오리 번쩍 쿵 콰르르~~ 옴마나!

뛰어 들어가 장화를 신고 나왔다

옷과 신발이 남, 북한 나눠 놓은 뽄새다.

신으니 뒤꿈치에 주먹 하나 들랑날랑

시골 사이즈라 틀린가 왜케 큰겨

훌러덩 벗기 딱좋네

 

어떤 아줌마 정류장에 서있다가 크게 뜬 눈빛이 장화만 따라온다

나, 우산으로 얼굴 가리고 바쁜듯이 돌풍에 휩쓸려 간다.

덜커덩거리며 바삐 따라오는 빨간 장화

어이쿠~  회원분 까지 만났다

 장화 색깔이 너무 튀죠? 선수를 쳤더니

아주아주 구엽단다.

용기를 내서 문화센터 문을 화악 제치고 씩씩하게 들어 가서

한쪽에 얌전히 벗어놨더니

얼씨구나 좋다~~♬ 하면서 수업 중에 신어보고 난리다.

장화때문에 수업 분위기 빵점 더하기 오백점

회원들이 이뿌다고 강력하게 공동구매 하잰다.

이론~ 울 엄마 장화사느라

강 건너 장을 두번씩이나 왔다 갔다 하면서 예약해서 샀대는데 ㅎㅎ

 

이런 장화에는 꽃무늬 옷이 젤여~~ 안그류?

 

 

2015년 5월 15일  살구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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