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모퉁이에 앉아있는 빨강 엄마 장화
갈 때마다 신고 다녔더니
엄마가 올핸 색이 더 곱게 나왔다고
장화 하나 사서 보냈다.
아니~ 이걸 서울 시내에서 신구 다니라고?
작은 아들이 보고선
엄마 이거 밖에 신고 나갈려고?
어
비오면 민요교실 신고 갈꺼야 (일단 밤이니께)
설마.. 하는 눈빛이다.
드뎌
화요일 저녁 민요교실을 가려고 나섰는데
천둥 번개 돌개바람 휘오리 번쩍 쿵 콰르르~~ 옴마나!
뛰어 들어가 장화를 신고 나왔다
옷과 신발이 남, 북한 나눠 놓은 뽄새다.
신으니 뒤꿈치에 주먹 하나 들랑날랑
시골 사이즈라 틀린가 왜케 큰겨
훌러덩 벗기 딱좋네
어떤 아줌마 정류장에 서있다가 크게 뜬 눈빛이 장화만 따라온다
나, 우산으로 얼굴 가리고 바쁜듯이 돌풍에 휩쓸려 간다.
덜커덩거리며 바삐 따라오는 빨간 장화
어이쿠~ 회원분 까지 만났다
장화 색깔이 너무 튀죠? 선수를 쳤더니
아주아주 구엽단다.
용기를 내서 문화센터 문을 화악 제치고 씩씩하게 들어 가서
한쪽에 얌전히 벗어놨더니
얼씨구나 좋다~~♬ 하면서 수업 중에 신어보고 난리다.
장화때문에 수업 분위기 빵점 더하기 오백점
회원들이 이뿌다고 강력하게 공동구매 하잰다.
이론~ 울 엄마 장화사느라
강 건너 장을 두번씩이나 왔다 갔다 하면서 예약해서 샀대는데 ㅎㅎ
이런 장화에는 꽃무늬 옷이 젤여~~ 안그류?
2015년 5월 15일 살구장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