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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전라도

하섬 - 부안

by 이신율리 2016. 6. 12.



부안


                   

남편 결혼 전 부안 곰소, 줄포에서 근무했었단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인지라

내가 대뜸 변산반도 얘길했더니 가잔다.

현충일이 낀 황금연휴 토요일이 조카 결혼이라 천안에 간 김에

부여 집에 들려 하루를 쉬고 다음날 출발했다.

바다가 갈라진다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6시 반에 출발






하섬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세의 기적을 만나기 위해

만반의 채비를 하고 장화신고 호미들고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있음

우린 준비 완전 무!

다행히 트렁크에 남편 신발 두켤레 있어서 그 중 하나를 끌고 우산이나 들고 바다로 어기적~


만만하게 열리는 바다가 아니었다.

중간 깊은 골은 열리지 않고 남자 겨드랑까지 차니 내가 들어가면 머리통도 안보일터

가만 보니 저 윗편으로 바닥 황토빛 띠가 둘러진 곳으로 가면 섬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은

아하~~ 허벅지까지 바지 걷어올리고 바다를 건너는 풍경이란

해파리 넘실대고 불가사리 등빛이 그리 푸른 빛이었는 줄 어째 몰랐을꺼나

작은 돌에 붙어있던 왕 다슬기

겨우 건너 조개 캐는 아저씨에게 몇 마디 말 걸었는데

건너온 쪽에서 사이렌을 불고 난리가 났다

물 들어오니 얼른 나오란다

세상에나 겨우 건너왔는데 겨우 나오라니

벌써 물이 많이 들어와서 나올 땐 까치발로 허벅지 까지 에혀~~

조개 캐는 사람들 비닐 봉지 보며 궁금해서 이것저것 참견하고

세상에나 하얀 조개는 모두 귀하단 백합인 줄 알았다네

100가지의 무늬를 가진 속살이 배꽃처럼 아름답고 향기가 난다는 그래서 백합이라네

황진이도 좋아하고 임금 수라상에도 올랐다는 백합이다

그냥 하얀 조개는 그 이름도 그저 그런 에이 ~ '막조개' ㅎ


11시가 되어간다.

예배 드릴 교회를 찾는다

부안에서 '마포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마포리에 있는 마포교회 ㅎ

예배 마치고 부안에서 유명한 오디를 먹으러 마침 뽕 축제가 열려 행사장으로 향했다

뽕잎 튀김, 뽕잎 비빔밥을 점심으로 먹고 오디 쨈도 사고

부녀회원님께 오디 1키로 만원에 사서 그늘아래서 주워먹기 시합





곰소항으로 출발

갑오징어 튼실한 거 한마리 만원

백합 조개 5개 1만 5천원에 사서 아이스 박스에 넣고

항구에 가면 좋아하는 마른 생선 (이름은 모름)을 사서 곰소 염전으로 향했다






여기저기 곰소 천일염을 파는 곳이 있어 구입하고 싶었지만 몸도 무겁고 소금도 무거워 치웠다. ㅎ

소금이 만들어지기 전 결정체가 눈발같았다.

하얀 소금 고무레로 긁어보고 싶었는데 그 모습은 없었다.


피곤하다 여행 다닌다고 들고온 캠핑 의자를 펴고 쉬자

내소사 전나무 숲에서 기대 10초쯤 자다가 눈 뜨고 전나무 향기에 밍기적밍기적

넘어가는 해를 따라 채석강으로 향했다.




기대했던 낙조는 보질 못하고

채석강 숲에 자리를 펴고 저녁 준비





폭죽 터지는 소리가

마음 편한 사람에겐 음악이요

편치 않은 이에겐 화약 냄새요 ㅎ


백합을 삷고, 갑오징어를 삶고

삶은 물에 라면을 끓이고 저녁 만찬은 이랬다.

숙소를 찾으러 부안 읍내로 바닷길을 달려 달려 30분

폰에 다 잡히지 않을만큼 운동장보다 더 큰 방을 주셔서

고단한 하루를 펼쳐 쉬기엔 더없이 편안했다. 



2016년 6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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