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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모란과 작약

친구와 하루

by 이신율리 2020. 10. 29.

 

영등포에서 출발해서 한 시간 반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 먼 길을 나와 밥 한 끼 먹자고 옵니다

나는 20분 전에 성당 앞에 나와 기웃거립니다

가을이 이렇게나 왔군요

내년 가을엔 이곳에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싸아합니다.

덕소 숫불고기에 가서 고기를 먹고

강변으로 차를 마시러 갔습니다

 

 

 

 

운동을 하면서 늘 보기만 했던 곳

분위기도 차맛도 좋았습니다.

 

 

 

강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저녁이 되도록 친구와 얘기를 했고

강물에선 오리 식구가 단란했습니다

해가 넘어갑니다

친구는 또 먼길을 가야합니다

멀어지는 차를 오래 바라보면서

앞으로 더 잘 살아야겠구나 싶었습니다

 

 

2020년 10월 29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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