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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모란과 작약

송편

by 이신율리 2020. 9. 30.

 

 

 

 

 

 

 

송편을 만든다

쑥색 같은 어린 날이

늦봄으로 온다

 

엄마가 그랬지

송편을 예쁘게 빚어야 예쁜 딸을 낳는다고

그때 나는 송편을 예쁘게 빚었지

지금도 예쁘네

 

없는 딸을 갑자기 생각해 보는데

내게 딸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나처럼 욕심이 많았을까

욕심 만큼 팥소를 꾹꾹 눌러

송편 속을 넣으면서

가생이를 꼭꼭 집으면서

없는 딸을 만드네

쑥향이 나는

그런 딸을 만드네

 

 

블로그 벗님들

추석 잘 지내셔요.

 

2020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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