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아~ 불렀더니 나비처럼 와서 앉네요
꽃잎 휘날리는 벚나무 아래 캠핑은 날아갔어요
100 년만에 봄이 빨리 와서...
벚꽃 꼬투리만 남았습니다.
나는 보라색만큼 삐졌습니다.
야영장은 텅 비었습니다
나는 채워지네요
산속은 금세 밤이 옵니다
6박 7일 긴 캠핑은 처음입니다
군고구마를 먹으면서
청소년 소설을 읽는데
숲 속에서 부엉~ 소리가 나면
쉰 목소리 노루가 추임새를 넣는 그런 밤이었습니다.
<다음날>
수산물 시장에서 홍어를 샀어요 홍어가 제철이네요
반에 반은 홍어탕, 홍어회 반은 이렇게 말렸습니다
송석항에도 갔어요
포구인가 했더니 물고기는 안 보이고
갯벌이랑 눈만 맞췄습니다
출렁이는 바다도 좋지만
말없는 갯벌이 더 좋을 때도 있습니다
오는 길에 냉이꽃, 광대나물 꽃밭에서 놀았습니다
이런 천국이 있나
실컷 놀다 집으로 옵니다.
그럼 또 하루가 가는 겁니다.
<또 다음날>
아침 일찍 30분쯤 걸리는 홍원항에 갔습니다
홍어, 가자미, 꽃게, 아구, 장대들이 나란합니다
마지막 삶을 정돈하는 모습도
바다 꿈을 꾸는 듯 합니다
가게에서 생선 한 상자 샀습니다
한 배가 잡은거랍니다
순전히 다양한 물고기가 재밌어서
상어, 쥐치, 각시박대, 가자미, 명태, 우럭, 도다리, 새끼 갈치 1마리
아마도 나는 상어와 새끼 갈치 때문에 산 것 같습니다.
남편은 손질하느라 반나절이나 걸렸습니다
생선 말리는 것을 사와 벚나무에 걸었습니다
상어탕을 먹는데
초승달이 쳐다봅니다
< 다음 날>
'꽃보다 연두'
임도를 걸었습니다
다람쥐가 되고 싶은 날입니다
이런 연두빛이라니
우리도 다
'그런 때'가 있었습니다.
각시붓꽃을 만나면 왜 기분이 좋아지는지
이유를 찾기전에 또 잊어버립니다
뭔 일 했다고 와서 꽃게를 찌고 과일을 먹습니다
온통 연두빛이었던 오늘이 붉어지는 시간입니다
군청색 하늘엔 어제보다 살오른 초승달
그 곁에 별도 보이는 밤이 깊어갑니다
<오는 날>
홍원항에 또 갔습니다
아침 바다는 언제나 좋습니다
아구와 꽃게를 사고 장대를 샀습니다
집을 접고
집으로 가는 길로 달렸습니다.
2021년 4월 14일~20일 서천 희리산 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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