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은 영월 오일 장에서 장사를 하신다
새해 여든 여덟 우리 어머니
이 날은 상추와 냉이를 파셨고
무 말랭이와 고사리를 파셨고
동강물은 흘러가고 흘러갔고
살림은 별로 깔끔하지 않으시지만 장에 내다 팔 것은 엄청 다듬으시지, 안 그러면 안 팔린다고
어머니 몰래 찍었다. 손끝까지 죄송스러웠지만 이 모습도 기억하고 싶어
메고 오신 가방을 깔고 앉아 중국산 옥수수를 드시고
나는 푸성귀가 팔릴 동안 괜히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2022년 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