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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살구

원주 토지문화관

by 이신율리 2023. 8. 22.

 

 

박경리 선생님이 사셨고 작가들의 창작실 마련에 힘을 쏟으신 곳 '원주 토지문화관'입니다.

본관, 매지사, 귀래관, 이렇게 세 개의 창작실이 있어요.

입주 작가로 선정되어 두 달 동안 생활했던 '귀래관'이에요.

 

 

제 방 들어오는 입구엔 커다란 밤나무가 있어요.

처음엔 알사탕만 했는데 지금은 제법 애기 주먹만 해요.

이름처럼 늘 밤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7월 3일 입주했어요

창작실 귀래관 앞에 작은 연못이 있는데

제가 온 그날부터 연꽃이 피기 시작했죠

 

 

제가 좋아하는 자귀꽃도 한창이었고요

아침 저녁으로 저는 연꽃과 함께 있었어요.

 

 

 

 

아침마다 소설가분과 산책해요.

참깨꽃 필 때 왔는데 이젠 다 수확했어요.

안개가 좋은 곳이에요

전나무가 많아서 '회촌'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어요.

 

 

밤 열 시 오 분 전도

두바이 낙타도

참외 도령도 최선을 다한 하루입니다 (텃밭에서 딴 참외예요)

 

남편이 시골집에 가서 찍은 사진이라고 보내왔네요.

'접시꽃 당신'

못 생겼네요 ㅎㅎ

 

 

시조 선생님께선 덥지 말라고 동백 사진을 보내주셨고요.

 

 

 

이런 풍경이 좋다고 저 산비둘기처럼 한참을 서 있기도 합니다.

 

 

 

분홍 상사화가 일제히 피는 모습이 신비로웠어요.

땅속에서 준비 땅! 하고 출발하나 봐요.

 

 

오늘 점심은 가지나물밥

오이, 감자, 가지, 그리고 토마토, 양배추, 야채전

모두 텃밭에서 키운 채소들입니다.

 

음, 반찬 따로 담아야 하는데 이렇게 모르고 한 군데 담았다가

다들 빵 터졌습니다.

 

 

 

 

박경리 선생님이 원래 사셨던 곳에서 이곳으로 이사 오실 때 나무 한 그루 가져오셨답니다. 마로니에라는 나무죠

그 열매입니다. 저는 마로니에 마트료시카,라고 부릅니다.

오늘 아침 소설가께서 선물이라고 주셔서 저는 철이 와 순이를 그렸습니다.

 

아침마다 소설가샘과 백운산길 산책

 

 

 

박경리 선생님 소박한 동상

 

 

 

 

이제 집으로 가려면 일주일 남았습니다. 

이곳에서 책도 읽고 시를 쓰면서, 또 여러 작가들을 만나면서 글쓰기의 마음 판을 넓혔습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전생에 무슨 복을 지었는지 그러면서 지낸 두 달 이었습니다.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박경리 선생님의 말씀을 생각합니다.

 

 

 

2023년 8월 22일,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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