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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2

벌써 지웠어요 - 이신율리《포지션》2020년 가을호 벌써 지웠어요 / 이신율리 기차가 지나가면 수확 시간입니다 노래는 짧고 하늘은 네모입니다 후반부 건조한 공식에서 간격을 맞추고 마개를 닫아주세요 일요일엔 그림자가 없습니다 곤충 채집 시간 잠자리와 드론을 띄우는 나는 화가입니다 빈칸을 수배 중입니다 한 눈금 충전하시겠습니까 립스틱 색깔을 바꾸고 필체는 B컵입니다 숙취에 소인을 찍다 엉뚱하게 벨을 지웁니다 컬러링을 바꿨습니까 존댓말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독은 시계탑 아래 두고 직립하는 단어는 화상 파일에서 지웠습니다 신문 A면이 동트기 전입니까 서리가 내리는 2행시를 짓고 기획 상품에서 흠집을 찾겠습니까 반숙 달걀을 평등이라고 우기면 기울어지는 프레임에서 15포인트 벗어날 수 있습니다 비행운처럼 파랑에서 탈퇴하라 구조신호는 눈 속의 사냥꾼이 지운다 열매 많은 .. 2020. 10. 8.
포지션 송년회 시 전문 계간지 '포지션' 송년회 인사동 '인사식탁' 오후 17시 아, 모도들 따사로히 가난하니 - 백석의 '삼천포'중에서 정면에 걸린 풍경과 글귀 시인들은 모임도 그냥이 없구나 싶었다. 북어포 같은 것은 김치를 튀긴 것 치즈와 야채, 잘 어울린다 이런 시를 써야하는데 빨간무가 이뿌다 크리스마스도 얼마 남지 않았다. 호박나물 숙주나물, 메리 크리스마스! 쌀밥과 구운 닭가슴살, 무순, 치즈가루, 싸락눈 솔솔 디저트 녹차치즈 같고 크림 같고 끝간데 없이 달달 디저트로 1차 끝 기타 연주 아리랑 환상곡, 로망스, 쉘부르의 우산, 달콤한 영화음악 쭈욱 ... , 마지막 곡은 스페인을 떠올리게 하던 플라멩고 시 낭송보다 훨씬 낭만적인 시간 인사동의 밤이 익어가는 소리 연주가 끝나고 생맥주와 안주 계란노른자에 화이.. 2019.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