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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계단/나무

미안하다 수양매야..

by 이신율리 2008. 1. 26.

 

  

 

 

8년 전 IMF때 큰 부도로 집안 형편이 기울었다.

그땐 지금처럼 꽃을 많이 키우지 않고 매화 딱 한그루를 5년을 안고 있었다.

어려움으로 인해 이사를 해야 해서 올케에게 그 매화를 건네면서 잘 키우라 하였다.

내가 퇴계 선생도 두향도 아니면서..

그 다음해 매화는 이유없이 죽었다 했다.

다시 형편이 나아지면서

야생화 사랑이 과식으로 매화 욕심이 그득하다.

비매. 청매를 키우고 있는데

그제 멀리 대구에서 키가 1미터나 되는 늘씬한

수양매란 아이 (수양버들처럼 늘어지는 매화라서..) 를 보내주셨다.

 

오늘 아침 야생화 농원 하시는 분 말씀..

아파트 배란다에선 꽃이 피지 않는댄다.

시골 엄마한테 내려보낼까?

별 생각을 다했다

야생화 카페 아는분이 농원에 팔랜다

전화를 끊고 거실로 나와서 수양매를 쳐다보니

갑자기 눈앞이 흐려진다.

정도 참..

그새 너완 정이 들었나보다

그래..

꽃이 피지 않더라도 그냥 나와 부딪끼며 살아보자.  

그러다 보면 네 꽃피는 모습 볼 날도 있겄지

 

 

내 곁에서 꽃이 피지 않아도

그냥 안고 있을 생각이네

사진 찍어 내 보내고 싶은 마음은 더욱 없네

내가 좋아서 데리고 온 아이

꽃 못 본다 박대하긴 더욱 싫고..

 

나는..

매화 네가

꽃 지고 이파리 무성해 볼품없는 모습까지

한결같이 좋아하리라 품었다.

 

미안하다 수양아

잠깐동안 딴 생각을 해서..

 

 

 

2008년 1월 26일                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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