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두 발목들/경상도

초록빛 사발축제 (문경)

by 이신율리 2008. 5. 12.

 


문경새재는 왠 고갠가 구부야 구부 구부 눈물이 난다 ~♬ 소릿가락을 따라서

6시 반에 떡과 김밥을 오물거리며

발자국 한번 찍어보지 못한 문경을 품으러 떠난다

산마다 아카시아 그림자는 초록과 싱글대고

잘 생긴 산세에 감탄사만 만발~

8시 40분에 축제장에 도착하여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진초록의 실타래를 한없이 풀어냈네

 


 


봄철이면 젤루 좋아하는 쑥부쟁이 한없이 그냥 누워있고 싶더만..


 

 


영글어 가는 매실이 꼭 5월을 닮았다.


 

 


늦봄속에 문경의 풀냄새는 어떤 향내가 날까?  혹 찻사발 냄새?  후훗~~

 


 


우리나라 축제 중 30위 안에 든다는 '문경 찻사발 축제'

볼거리 시음거리가 많아 행복한 축제였다.

문경의 여러 도예가의 작품들을 한 눈에 감상하면서

2시간 가까이 달려왔다고 피곤치 말라 손에 수지침도 놓아주고

문경의 전통주 호산춘(湖山春) 한잔에 목이 훈훈하고 가슴은 더 따뜻해지고

특산품인 오미자 개발 상품이 여기저기서 발그레 수줍단다

 

엿장수의 품바가락은 어디서나 흥이 난다.

찻사발과 눈 맞추다 지치면 차를 마시면서 쉬어가고

말차 거품내기 대회에서 꼴찌해서 겨우 산뽕잎차를 받아 헤헤거리고..

 

한쪽에선 '국제 찻사발 교류전'이 열렸다.

궁금하네 ~


 

 


폴란드의 찻사발 빛깔이 우리네와 비슷 꼭 한 십년 쓰다가 내 놓은 것 같은


 

 


내가 젤루 맘에 들어했던 대만의 다관

 


 



네덜란드의 다관과 찻잔

ㅎㅎ 이 상품을 만든 작가 맨발로 돌아댕기더만

남의 눈 의식허지 않고..

그럼.. 차 예절과 맞지않는 건 아닐까?

네덜란드에선 괜찮을수도 있을 것..   아고 ~~ 머리


 

 


중국의 보이차 다관 값도 호박처럼 뚱뚱~

 


 


사발을 얼마나 만지작거리고 싶었음

유치원 아이들 체험하는곳에서 한참을 뒤적거려 맞춘 도자기 조각 퍼즐

'참 잘했어요' ㅎ


 

 



무슨 기원들이 저리 많을까?

매달고 또 달고 저리 팔랑거리는 쪽지들끼리 부딪끼며 얼마나 깔깔댈꼬

 


 


문경의 전통 '망뎅이 가마' 재현'

 


 



많은 그릇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화려한 진사와 천목들, 내 앉은키만한 항아리들

그리고 문화재이신 선생님들의 커다란 가격의 그릇들

그래도 난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다관과 다화병이..

천한봉 선생님의 따님이신 천경희님의 3인기 셋트이다.

아랫부분을 깎아서 조각? 단아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디자인 특허란다

 



 



요기에 노랑 쑥부쟁이나 달랑거리는 금낭화 한가닥 꽂으면

아마 세상의 이쁜 마음은 아마 다 내것일게다



 

 

 

아침 9시부터 4시 넘어까지 축제장에 눈맞추고 다녔다

문경새재는 도립공원에서 이젠 쉬고 가자

꼭 작은 주상절리를 연상케하는 편안한 곳에서  몸도 마음도 내려 놓았다

 

날 다려 날 다려 날 다려 가거라 네 심중에 꼭 있거든 날 다려 가소~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

산들거리는 연초록 바람이 소리처럼 내게로 와 안긴다.

 

집으로 향하는 걸음이 행복이네

선물받은 차사발에 둥둥~ 행복하고

어스름 넘어가는 햇살에 돌아오는 길은 낮설던 첩첩산중이 아니고 오랜 친구처럼 다정하다

 

멀리 보이는 미류나무 큰 친구는 어릴적 꿈 꿀 때마다 내곁에 있었는데 똑 같은 모습이네 

논바닥에 비치는 어스름 풍경에서 내 유년시절이 살아난다.

 



 

2008년 5월   11일          살구꽃

 

 

 

 

 

'연두 발목들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주  (0) 2011.09.29
안동(도산서원, 하회마을)  (0) 2009.10.12
사량도  (0) 2007.03.18
매화마을 - 하동  (0) 2007.03.13
남해안 여행기4. 부산, 통도사,   (0) 2006.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