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저녁 공연
초행인 안동길이 온통 설레임이다
안동이 가까워오니 길목마다 사과가 주렁
눈으로 입으로 침 삼키고 이뿌고
하회마을 길을 잘못들어 도산서원부터..
내가 좋아했던 소수서원보담 더 푸근하다
앞으론 강물이 평화롭고 노년의 나무들은 세월에 기대섰고
기왓장에서 이끼가 석위와 소곤대는 곳
가을빛이 푸짐히 내려 앉은 햇살이 청춘처럼 빛나는 오후
오래묵은 황톳빛 담과 문짝들이 정겨워 쓰다듬어 내려보고..
하룻밤 펑퍼짐하게 온 몸을 내려놓고 싶은 곳
길가 아낙한테 물어 안동에서 으뜸인 한식집을 찾아서
늦은 점심으로 볼록 나온 배를 두드리면서
영국 여왕도 행차하셨던 '하회마을'로 30분을 달렸다
아하~~ 고향의 가을을 똑 닮은 곳
담밑에 붉은 맨드라미도 연지곤지 채송화도 그리운 꽃
씨 가득 품고 나를 쳐다보는 해바라기도 여전히 끌안고 싶고
갈바람처럼 이 골목 저 골목을 유년시절처럼 뛰어 다녔다
풍요속의 하루였네
빠른 걸음으로 숲속 공연장을 향해
폭죽놀이속에 맛난 저녁을 먹고
흥에 겨워 놀았네
소리쳐 놀았네
2009년 10월 10일
'연두 발목들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여행 첫날- 통영 (0) | 2011.12.13 |
---|---|
영주 (0) | 2011.09.29 |
초록빛 사발축제 (문경) (0) | 2008.05.12 |
사량도 (0) | 2007.03.18 |
매화마을 - 하동 (0) | 2007.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