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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경상도

안동(도산서원, 하회마을)

by 이신율리 2009. 10. 12.

 

 

 

 

 

 

 

 

 

 

 

 

 

 

 

 

 

 

 

 

 

 

 

 

 

 

 

 

 

 

 


 

 

 안동에서 저녁 공연

초행인 안동길이 온통 설레임이다

안동이 가까워오니 길목마다 사과가 주렁

눈으로 입으로 침 삼키고 이뿌고

하회마을 길을 잘못들어 도산서원부터..

내가 좋아했던 소수서원보담 더 푸근하다

앞으론 강물이 평화롭고 노년의 나무들은 세월에 기대섰고

기왓장에서 이끼가 석위와 소곤대는 곳

가을빛이 푸짐히 내려 앉은 햇살이 청춘처럼 빛나는 오후

오래묵은 황톳빛 담과 문짝들이 정겨워 쓰다듬어 내려보고..

하룻밤 펑퍼짐하게 온 몸을 내려놓고 싶은 곳

 

길가 아낙한테 물어 안동에서 으뜸인 한식집을 찾아서

늦은 점심으로 볼록 나온 배를 두드리면서

영국 여왕도 행차하셨던 '하회마을'로 30분을 달렸다

아하~~ 고향의 가을을 똑 닮은 곳

담밑에 붉은 맨드라미도 연지곤지 채송화도 그리운 꽃

씨 가득 품고 나를 쳐다보는 해바라기도 여전히 끌안고 싶고

갈바람처럼 이 골목 저 골목을 유년시절처럼 뛰어 다녔다

풍요속의 하루였네

 

빠른 걸음으로 숲속 공연장을 향해

폭죽놀이속에 맛난 저녁을 먹고

흥에 겨워 놀았네

소리쳐 놀았네

 

 

2009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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