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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강원도

홍천 - 숯가마

by 이신율리 2009. 2. 14.

 

 

 

 

 

 

숯가마 가는 날이다 꼭 일년만이네

 

올겨울 들어 서울에 비다운 비가 내린다

 

윈도브럿시 헉헉대는 것이 꼭 장맛비를 닮었네

 

워낙 가물었으니 쏟아내는 비가 귀찮지도 않고..

 

1시간 반이나 되어서야 익은 풍경들이 눈에 들온다.

 

단발머리 아줌마도 그대로구

 

번듯한 시설치곤 사람이 적은것도 그대로다

 

드믄 드믄 굼뱅이처럼 누워있는 사람들

 

겨울 날씨가 10도가 넘어선지 실내는 엄마 품처럼 푸근하고

 

오랜만에 가마로 들어가니

 

어릴적 꼭 아랫목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처럼 따땃하다.

 

 

 

내가 처음으로 찜질방을 찾은 건 3년전

 

원래 사우나도 동네 찜질방도 싫어하는 체질인데

 

전통 숯가마가 좋대서 찾아갔다가

 

땀도 못내고 몇번 꼼지락대다 그냥 왔었는데

 

소풍삼아 4번을 가면서 숯가마와 친해졌다

 

몇일동안 피부가 맨들거리는 것이

 

친구는 머리 비듬이 없어진대나 어쩐대나

 

 

 

점심은 묵은김치 달달볶구 버섯볶음으로 도시락

 

딩굴면서 간식먹는 재미가 찜질보다 훨 좋다

 

푹신한 깔개위에 낮잠자다 찜질하다

 

맨날 이렇게 신선 노름하면 지루허겄지 ㅎㅎ

 

찬비가 창문에 그림을 그려대는 날

 

조용한 숯가마는 신이 난다

 

뒷풀이는 얼굴에 팩을 하고

 

화로 숯불구이로 후후거리면 행복한 하루가 내일로 꼬물거린다.

 

 

 

 

 

2009년 2월 13일         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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