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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강원도

힘들어라 월악산

by 이신율리 2007. 10. 29.

 

꿈에도 힘들어라 월악산

 

충북 제천에 위치한 국립공원 월악산

다음주면 바빠진다는 친구때문에 느닷없이 산악회 꽁지를 따라 나섰다.

설악산의 단풍이 제철이라고 신문에서 TV에서 난리법석이니

올가을 단풍 구경은 월악산에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단풍들이 이쁘게 웃고 있다

그러니 월악산의 가을 모습은 얼마나 고울까

느냥 그랬듯이 A코스 B코스 중 1시간 빠른 B코스를 택했다

선두를 이번엔 바짝 따라붙자 덜 힘들게

산악회 대장님 오늘 월악산 산행은 편안한 코스라니

슬금 슬금 단풍 구경에 사진찍고 야생화나 만나야지

우잉~~ 어찌된 코스인지 산을 들어서자 마자 사다리를 타듯 하늘로 올라가네

가도 가도 가파르게 오르기만 하고 부드러운 능선은 다 어디로 간겨

단풍은 가을 밖에서 헉헉대느라 눈 맞추지 못하고 만나는 것은 험상궂은 돌덩이 뿐

앞서가는 아저씨 한숨이 예사 신음이 아니네~

 


 


아이구~ 후들거려 죽겠다

아무리 힘들게 6~7 시간 걸어도 낑낑거리지 않는 살구인데

절벽을 타야 하는 낭떠러지 길엔 하늘로 솟던지 땅으로 꺼지든지 싶다.

위로 올라 갈수도 내려 갈수도 없고

밧줄만 있어도 다람쥐 타듯 잘 오를 수 있는데 절벽에선 눈물이 찔끔~  

3번씩이나 만난 눈감고 싶은 절벽

 

 

 

 

 


월악산~ 다시 또 올 수 있을까 내 평생 월악을 찾으면 사람이 아니라구 @#&@@ ~~

초보자에겐 너무 힘들었던 산행이라고 남자들도 궁시렁 거린다.

작은 철쭉 만나니 반갑고 안으니 마음은 봄철이라

덜 힘들게 충전을 하고 또 다시 힘을 내서 ..

봉우리에 올라 내려다 보는 월악산의 산세가 드넓은 사내의 가슴처럼 평화롭다

산에 악자가 들어가면 험하다 하였는데 왜 진즉 눈치를 못 챘을까?

멍석 위에 가을을 깔아 놓은 것처럼 위에서 내려다 보는 모습이

꼭 노란 색실로 촘촘히 수 놓은 듯 이쁘기도 하다.



 

 

6시간이 넘도록 긴 산행에 5시가 가까워지니

산길엔 이른 어둠이 겨울처럼 내리고 비까지 부슬거리네

내려오는 산길에 돌은 얄밉도록 미끄럽고

긴 산행에 목은 타는데 물통은 달랑 달랑 약수터는 꿈속이고

긴 고행의 6시간 산행은 단풍생각 없이 그냥 멍하다.

월악을 편안히 가슴에 품어보지 못하고 끝까지 힘든 모습만 보여 월악산에게 미안하네

금수강산 우리나라가 참 금수강산이라

이 나라에 태어 난 것이 힘들어도 얼마나 감사한지

서울로 돌아 오는 길은 뻐근함으로 가을 충전은 만땅이네~~~♬

 

 

2007.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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