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여행길
사진 예술에 빠졌다
그 예술이 좋아서 떠나는 길이다
늦은 새벽 6시 햇님은 정오처럼 벙글댄다
들꽃도 양수리 풍경도 사진 담고 싶어 굼실거린다
눈 질끈 감고 더 시원히 푸른 동네로 달려가자
횡성 자작나무 숲 미술관을 살짝 걸치고
논가에 앉아 냇가에서 붕어 찾는 왜가리를 보면서 아침을 먹는다.
여기저기 금낭화 귀걸이는 달랑대고
여름으로 치닫는 풀꽃들이 합창을 한다.
오대산 월정사의 숲길에서 햇살 함빡 받는 전나무를 만나고 싶다
햐~ 산소냄새가 몽글거리는 숲이다
요리조리 셔터를 눌러대니 배불러~웃느라 헤헤거린다.
햇살은 어느새 머리 위에서 미움을 받고 있다
주문진 항으로 가자
회보다 바다냄새 물씬거리는 멍게 성게도 먹고 싶고
몰캉하고 부드러운 문어도 삶어 먹고 싶다
흐흠~ 바닷바람이 그늘 속에선 춥구나
월정사에서 구입한 노랑 목도리를 칭칭 두르고
방파제에 올라 바다와 눈 맞춘다
내 여행길엔 늘 그리운 바다가 동행한다
바닷가에서 뚱뚱한 문어에 홍삼 성게 멍게를 앞에 놓고
느긋하게 보내는 시간이 내겐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풍년이라고 한 박스에 만원인 꽁치를 챙겨 싣고서
사진찍기 어정쩡한 시간을 보내자니 강릉 단오제란다
오래된 축제라서 별 걸 기대 했는데 먹거리가 주제이네
겨우 한쪽에서 그네뛰기 씨름판, 굿음악에
구석에서 창포물에 머리 감는 아이들이 전부다
5시 대관령 양떼를 만나러 가야지
입구 쪽에 다다르니 내가 좋아하는 자작나무 숲이
오후 햇살에 흰 다리를 드러내고선 웃느라 정신이 없다
자작나무 주제로 그림 전시 준비하는 친구를 위해 몇 컷 찍고
강원도 맛난 옥수수를 우물거리면서 목장에 올랐다
평화로운 풍경에 아하 아하~ 거리면서
사진보다 가슴속에 먼저 옮겨 놓는다
먹성도 그만인 돼지같은 양떼들
고개 한번 안 들고 잘도 먹어댄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 자꾸만
입밖으로 곰실거릴려고 하는 걸 참었네
나른하게 돌아오는 길은 행복감에 가로등 불빛마저 첫사랑 같으네
서울 찾는 길목에 향내 가득한 꽃을 가득 가득 심고나니
꿈같은 초록빛 오늘이 다 갔네
2009년 6월 5일 살구꽃
'연두 발목들 > 강원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원도 (화천, 속초) (0) | 2009.07.26 |
---|---|
대관령 목장 (0) | 2009.06.19 |
홍천 - 숯가마 (0) | 2009.02.14 |
힘들어라 월악산 (0) | 2007.10.29 |
비내리는 바닷가 (속초) (0) | 2007.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