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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강원도

진초록 강원도(월정사, 강릉, 대관령)

by 이신율리 2009. 6. 5.

 

 

 강원도 여행길


사진 예술에 빠졌다

그 예술이 좋아서 떠나는 길이다

늦은 새벽 6시 햇님은 정오처럼 벙글댄다

들꽃도 양수리 풍경도 사진 담고 싶어 굼실거린다

눈 질끈 감고 더 시원히 푸른 동네로 달려가자

횡성 자작나무 숲 미술관을 살짝 걸치고

논가에 앉아 냇가에서 붕어 찾는 왜가리를 보면서 아침을 먹는다.

여기저기 금낭화 귀걸이는 달랑대고

여름으로 치닫는 풀꽃들이 합창을 한다.

 

 

 

오대산 월정사의 숲길에서 햇살 함빡 받는 전나무를 만나고 싶다

햐~ 산소냄새가 몽글거리는 숲이다

요리조리 셔터를 눌러대니 배불러~웃느라 헤헤거린다.

햇살은 어느새 머리 위에서 미움을 받고 있다

 

 


 


주문진 항으로 가자

회보다 바다냄새 물씬거리는 멍게 성게도 먹고 싶고

몰캉하고 부드러운 문어도 삶어 먹고 싶다

흐흠~ 바닷바람이 그늘 속에선 춥구나

월정사에서 구입한 노랑 목도리를 칭칭 두르고

방파제에 올라 바다와 눈 맞춘다

내 여행길엔 늘 그리운 바다가 동행한다

바닷가에서 뚱뚱한 문어에 홍삼 성게 멍게를 앞에 놓고

느긋하게 보내는 시간이 내겐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풍년이라고 한 박스에 만원인 꽁치를 챙겨 싣고서

사진찍기 어정쩡한 시간을 보내자니 강릉 단오제란다

오래된 축제라서 별 걸 기대 했는데 먹거리가 주제이네

겨우 한쪽에서 그네뛰기 씨름판, 굿음악에

구석에서 창포물에 머리 감는 아이들이 전부다

 
5시 대관령 양떼를 만나러 가야지

입구 쪽에 다다르니 내가 좋아하는 자작나무 숲이

오후 햇살에 흰 다리를 드러내고선 웃느라 정신이 없다

자작나무 주제로 그림 전시 준비하는 친구를 위해 몇 컷 찍고

 

 

 

강원도 맛난 옥수수를 우물거리면서 목장에 올랐다

평화로운 풍경에 아하 아하~ 거리면서

사진보다 가슴속에 먼저 옮겨 놓는다

먹성도 그만인 돼지같은 양떼들

고개 한번 안 들고 잘도 먹어댄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 자꾸만

입밖으로 곰실거릴려고 하는 걸 참었네

 

 


나른하게 돌아오는 길은 행복감에 가로등 불빛마저 첫사랑 같으네

서울 찾는 길목에 향내 가득한 꽃을 가득 가득 심고나니

꿈같은 초록빛 오늘이 다 갔네

 

 

 

 

2009년 6월 5일 살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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