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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강원도

비내리는 바닷가 (속초)

by 이신율리 2007. 7. 12.

말괄량이 구름과 힘센 파도를 만나러 가는 길

 


봄부터 별렀었지

동해안 바닷가로 떠나자고..

장맛비가 말끔히 물러났다고 출발~

아침이 되니 부슬 부슬~ 강원도엔 5~ 50미리가 나린다고

어쩔까 다른곳으로?  에라 떠나자 동해바다로

 


 

인적이 끊겼네

파도는 힘이 넘쳐 꿈틀대고 우산도 필요없어라

바람인지 이슬인지 끊임없이 날려대고

샌들신은 발등이 겨울같아라

 

속초로 가면서 '콩꽃마을'이란 동네도 있었지

속초 해수욕장엔 저리 붉은 콩꽃이 여기저기 팔뚝만한 콩도 주렁

 

 

 

 

고성8경 중 하나인 '淸間亭(청간정)'

서도소리인 '경발림'이란 곡에도 청간정이 아름답다 표현되었지

아름답게 서있는 모습에 빗속에서 한참을 넋을 놓고

오르는 길에 푸른 소나무가 장맛속에 햇살처럼 싱그럽다

 

옛적 중앙시장 기억을 더듬어 바닷가에 왔으니 항구를 찾아가자 '동명항'

'동명왕' 고구려를 들먹이며 이리 비틀 저리 비틀거리며 헤메이다 도착한 곳

작달만한 횟감들이 펄떡거리네 도다리에 복어닮은 눔에다 성게 멍게 (음~ 게자 돌림이군)

추적거리는 빗속을 바라보며 냠냠대다가 브레이크 댄스 추는 문어란 눔도 꾸루룩 냠냠

 

파도를 만나러 가자 바다로 연결된 정자에서 힘센 파도와 눈맞추고

남해안에서 보던 파도와는 딴판이네 우렁찬 몸짓에 가슴까지 시원하다

아~ 파도여 파도여!!!  폼잡다가 우엑~~ 파도가 내 키만큼 날라서 이단 옆차기

난생처음 파도와 입맞춤 비릿하고 짭짤한 맛이 괜찮다

 

 

 

 

 

'천학정(天鶴亭)'

고성8경 중 으뜸으로 일출이 장관이라는데

햇살조각 하나 만나질 못했으니

여고생들만 재잘 재잘

파도는 힘센 청년처럼 우르르거리며 찬바람속에 버티고 섰네

늠름한 소나무야 소나무야 

  

 

 

내가 만난 바다는 온통 1등급 우유빛

 

속초해수욕장에서 헬쭉히 떨고있는 해당화 씨앗을 가슴에 품고

천진해수욕장에서 맑은 웃음을 가랑비와 함께 날려대고

아야진 잠이든 해수욕장에서 파도보다 더 큰 사랑을 이뤘네

미시령 고갯길 구름이 가득하고 안개가 끝없이 피워대던 길

엄마손 놓은 아기구름 산 중턱에서 정신놓고 놀고 있던 길 


 

 

2007. 7. 11       살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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