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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경상도

남쪽나라 - 통영, 거제

by 이신율리 2014. 5. 10.

 

 

 

 

 

 

 

 

 

 

아버지 엄마와 떠난 통영, 거제 여행 길

 

가다가 느닷없이 들린 진주 촉석루의 강물과 푸른 숲은 논개의 기상이 번뜩였다

 

통영 중앙시장에서 팔딱이는 횟감을 보고 웃는

 

아버지 엄마의 표정이 나는 좋아서 오글거렸고

 

농어 돔 도다리 우럭 횟감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기분이 그래서 배가 되었다

 

매운탕 맛있다고 막 퍼 드시는 아버지의 입가에 웃음조각이 달랑거린다.

 

그 옛날에 타봤다는 케이블카로 미륵산을 올라갔고

 

섬과 바다를 한번에 다 품을 수 있는 달아공원을 오르면서

 

저렇게 폰으로 아버지 엄마 뒷 모습을 눌러댔다

 

 충무 마리나 리조트에서

 

문어를 삶아 라면을 끓여먹고 다람쥐 밤 까 먹듯이 오도독거리면서 밤을 보냈다

 

아침 해변길 산책은 엄마와 내가 좋아하는 바다냄새를 물씬 풍겨 좋다

 

오가면서 부딪치는 배소리 따라 물결은 꼭 은어가 튀어 오르면서 내는 날개짓 같다

 

무릎 수술한 엄마가 빗방울 후두둑 거린다고

 

모래판 위에서 잘도 달린다 ㅎ

 

허리 굽은 아버지가 이번엔 2등이다 ㅎ

 

 

 

아버지를 위해 들린 거제 포로수용소에선

 

전쟁의 감회에 젖으신 아버지의 해설이 따라다녔다.

 

힘드신가보다

 

이젠 여행도 맘대로 못하실 나이가 되어버렸다

 

하루 더 묵을 여행이 힘드실 것 같아서

 

학동 해변에서 몽돌 구르는 소리 함께 듣고서

 

숲이 꽉 찬 진안을 보고 또 보고

 

말 귀를 닮은 마이산 잘생긴 모습을 지나서

 

금강물을 건너서 집으로 왔다.

 

 

 

 

 

2014년 5월 8일   어버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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