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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경상도

부산

by 이신율리 2014. 7. 25.

 

 

 

 

 

 

다리를 수술하면서 구월까지 쉴 줄 알았던 남편이 7월부터 근무를 해야 한단다.

 

큰 아들이 얼른 "그럼  아빠랑 부산 여행 다녀와" 한다.

 

큰 아들은  KTX와 부산역 근처 "토요 코인" 호텔을 예약했다. 봉투에 맛난 거 사먹으로 라고 용돈까지 주면서

 

12시 좀 못되어 도착한 부산. 2년만이다.

 

날이 더워도 남쪽이 좋으니 참, 나는 남쪽이 좋아.

 

첫날은 감천마을,둘째 날은 용천사,셋째 날은 태종대 이렇게 세운 여행 계획이었다.

 

 

 

숙소에 짐을 맡기고 지하철로 남포동을 갔다.

 

부산 지하철은 복잡하지 않아서 초보자도 편히 다닐 수 있어 좋다.

 

생선 백반 시켜 생선 두마리 뜯어먹고 감천마을을 찾아간다.

 

볕은 뜨거웠고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가다 괴정 시장앞에서 내렸다. 갈아타야 하기에

 

시장이 번듯 눈에 들어 시장으로 들어갔다. 샛길로 잠깐 샌것이다.

 

어딜 가도 시장만 좋아서 헤헤거린다. 나는

 

괴정시장 과일 무지 싸더라

 

자두 사고, 살구 사고, 참외 사고 과도도 샀다. 참외 깎어 먹으려고

 

한 사발에 천원하던 콩물 아, 넘 맛있었어

 

남포동에 와서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

 

허름한 제과점의 앙금빵도 입안에서 살살 녹았지

 

 

 

다시 정신 차려서 버스를 타고 감천마을로 직행 비탈길로 올라올라 언덕배기에 도착

 

6.25때 피난와서 이루고 산 동네

 

서울 봉천동 달동네를 연상케 했다.

 

작가를 동원하고 벽화를 그리고 어린 왕자도 세워놓고 감성 마을로 다시 태어났다.

 

한 사람 겨우 지나는 골목길 작은 화분에서도

 

나리꽃은 피고 대추나무도 옹골지게 대추를 달고

 

키 큰 접시꽃 전봇대에 묶여있고

 

식혜 한그흣 사먹으면서 자랑하던 아주마의 다대포 분수 축제에 욕심을 냈다.

 

 

 

버스로 아마 한 40분을 덜컹거렸나?

 

밤 8시에 분수 축제가 환상이었지

 

 두어시간 바닷가에 널부러져 있다가

 

벤치에 앉아 오가는 부산사람 구경을 했다.

 

 

 

무리였어 분수 축제는 눈물 날 만큼 황홀했는데

 

돌아 가는 길은 더 멀고 힘들었어

 

부산 끝을 간게야

 

아주 늦게 호텔로 와서 끙끙거리느라 잠을 설쳤다.

 

 

 

둘째 날 아침 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간단히 하고

 

오늘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한대나 어쩐대나 바닷가에 있는 '용천사'를 갔다.

 

이곳도 버스로 30분을 넘게 갔다.

 

햇빛은 이글거리고 절은 모두 같은 절이고 목탁소리도 내 같은 소리고 소리고...

 

굽이 굽이 오다가 시립 미술관에 들러 부산 근대 작가전을 보면서 더위를 식히고

 

남포동 밤거리로 향했다.

 

 

 

부산에 왔으니까 씨앗 호떡을 먹고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청색 바탕에 붉은 꽃이 들은  팔찌 하나 사서 차고

 

저녁으로 냉채 족발을 먹었다.

 

갖은 야채에 맛나게 먹은 저녁 식사

 

둘째 날이 간다.

 

 

 

 

 

 

 

 

 

셋째 날은 태종대

 

부산역 앞에서 버스를 탔다. 서울에서 온 대학생 세영이를 만났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밝은 모습이 예뻐서 태종대 수국 앞에서 사진도 서로 담아주고 내려와서

 

남포동 시장에서 돼지국밥을 같이 먹고 헤어졌다.

 

우리는 천천히 남은 시간 남포동을 어슬렁거리며

 

간단히 저녁을 해결할 떡도 사고

 

아들이 추천하는 광복동 롯데 백화점 안에 있는 빵집'옵스'를 찾아 걸었다.

 

빵값이 왜케 비싸다냐

 

웬간하면 빵이 4천원(평소 빵을 안 사먹으니 빵값을 잘 모름)

 

사람이 줄을 섰다

 

부산 사람은 돈이 많은가 보다 모다 부자여 부자!

 

빵 두개 사서 또 저녁밥 챙기고 천천히 부산역으로 향했다.

 

어째 부산 구석구석 다 본 것 같은데

 

담에 또 일 땜에 오면 볼것이 또 생기겠지

 

저녁 6시

 

부산역 광장 햇살이 비실비실 웃는다.

 

잘 있어라 부산

 

 

 

 

 

2014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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