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엄마와 떠난 통영, 거제 여행 길
가다가 느닷없이 들린 진주 촉석루의 강물과 푸른 숲은 논개의 기상이 번뜩였다
통영 중앙시장에서 팔딱이는 횟감을 보고 웃는
아버지 엄마의 표정이 나는 좋아서 오글거렸고
농어 돔 도다리 우럭 횟감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기분이 그래서 배가 되었다
매운탕 맛있다고 막 퍼 드시는 아버지의 입가에 웃음조각이 달랑거린다.
그 옛날에 타봤다는 케이블카로 미륵산을 올라갔고
섬과 바다를 한번에 다 품을 수 있는 달아공원을 오르면서
저렇게 폰으로 아버지 엄마 뒷 모습을 눌러댔다
충무 마리나 리조트에서
문어를 삶아 라면을 끓여먹고 다람쥐 밤 까 먹듯이 오도독거리면서 밤을 보냈다
아침 해변길 산책은 엄마와 내가 좋아하는 바다냄새를 물씬 풍겨 좋다
오가면서 부딪치는 배소리 따라 물결은 꼭 은어가 튀어 오르면서 내는 날개짓 같다
무릎 수술한 엄마가 빗방울 후두둑 거린다고
모래판 위에서 잘도 달린다 ㅎ
허리 굽은 아버지가 이번엔 2등이다 ㅎ
아버지를 위해 들린 거제 포로수용소에선
전쟁의 감회에 젖으신 아버지의 해설이 따라다녔다.
힘드신가보다
이젠 여행도 맘대로 못하실 나이가 되어버렸다
하루 더 묵을 여행이 힘드실 것 같아서
학동 해변에서 몽돌 구르는 소리 함께 듣고서
숲이 꽉 찬 진안을 보고 또 보고
말 귀를 닮은 마이산 잘생긴 모습을 지나서
금강을 건너서 집으로 왔다.
2014년 5월 8일 어버이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