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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경상도

영주 - 부석사, 무섬마을

by 이신율리 2016. 11. 2.






온 산이 아직 푸른데

부석사 오르는 은행나무 길과

사과밭에만 가을이 온 거지






 

사람은 아닌데

꽃은 얼굴이 커야 이뿌단 말이야

이렇게 북실거리는 맨드라미는 첨이야

씨 몇 알 받아왔지 엄마 갖다 주려고

영주에 오니 가을 같아




 



단체로 관광버스에서 내린 마흔명쯤 되는 아짐들

외나무다리 앞에서 단체 인증샷만 하고 그냥 가더라


세번 째 온 무섬마을

다리도 건너고

건너 물가 백사장도 푹푹빠지며 건너보고

그래야 외나무다리가 섭하지 않지







고향 친구 둘과 함께 온 영주

부석사 은행나무 길을 걷고

사과 한 박스씩 안기는 친구

산마를 사주는 친구

서로가 주고 싶고 또 주고 싶은 친구들


영주는 세번 째 길이다

순전히 무섬마을 때문이다.

새벽이면 강가에 물안개가 기막히다는데

언제 한번 그곳에서 자고 싶다.


어릴적 얘기가 끝없이 딸려 나오던 길

매년 가자던 여행이

동학사 다녀온 뒤 5년 만이었지만

단풍보다 더 고왔던 날

마음에 맞는 친구가 있다는거

그래서 가을은 행복할 수 밖에 없다.



2016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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