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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발표 시

토마토 모자 - 이신율리《다층》2020년 겨울호

by 이신율리 2021. 5. 16.

 토마토 모자

 - 이신율리

 

 

 

 

 토마토가 달린다 짭짤이 토마토가 달린다 빨강은 멈추지 않

고 졸음 쉼터를 지나친다 속 110km가 고속도로를 쫓아온

추월하는 울트라 토마토, 주차장은 불어 터진 스파같아 화

장실은 멀고 호두과자 줄은 너무 길어

 

 출렁거리는 휴게소에서 하모니카를 분다 화분 속에서 토마토

가 익는 사이 낮달 속으귀가 사라진다 토마토 모자를 벗는다

 

노래할 때마다 하모니카를 불어주던 외삼촌은 어디 있을까 늘

어진 테이프에서 트로트를 걸치고 사라졌던 외삼촌이 나올 것 같아

 

반달을 부른다 모자를 쓴다 잘 익은 토마토 모자를 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토마토 냄새를 알아가는 거라고, 하모니카 소리

가 강물을 타고 들려왔다

 

강물로 박자를 맞추던 외삼촌이 하모니카를 불면서 모자에서 흘러

나왔다

 

짭짤이 토마토가 달린다 외삼촌이 달린다 길이 자꾸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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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다층》2020년 겨울호 발표 <젊은 시인 7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