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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살구

엄마는 뜨게질

by 이신율리 2022. 3. 10.

 

 

딸은 시에서 사과를 뜨는데

엄마는 주로 꽃을 뜨시네

수세미 장사 같어

 

 

텃밭에서 일 하실 때

소형 라디오를 듣는데 집을 짰다고

라디오는 좋겠네

 

 

딸기 수세미는 딸기보다 더 먹음직스러워

 

 

원피스 수세미는

동영상을 보고 뜬다고

85세에 동영상을 보면서 ㅋㅋ

 

 

해바라기

 

 

달리아

엄마 얼굴이 보여

 

 

엄마가 좋아하는 동백이라네

 

 

수선화일거야

 

 

해바라기가 익었네

이건 내가 좋아하는 꽃 

 

 

무슨 꽃일까?

 

 

엄마

이건 내 장미야

 

 

산뜻한 색상 조합에 재미 붙었어

채송화 같아

 

 

이 꽃은 조금 전에 엄마가 톡으로 보내온 

 

[] [오후 8:32] 장미야?
[엄마] [오후 8:33] 응
[나] [오후 8:34] 딱 보니 장미야  꽃술도 있네
[나] [오후 8:34] 이뿌네 엄마, 향기도 나?

[엄마] [오후 8:35] 근데 까다로워
[나] [오후 8:35] 힘들게 생겼어 ㅋㅋ

 

 

 

인형은 뜨기 힘들다고

그래도 떠봐

내것도 떠놔

 

 

나 닮아 머리숱은 많구만

밤나무 숲으로 가고 있는

 

 

벽에 매달린 호랑이 인형에게

모자를 떠서 선물하는...

 

 

 

나는 실이나 사서 보내야겠네

 

엄마의 봄은 꽃을 보고 원피스를 입고

재밌게 신나게 손가락 아프지 않게

 

2022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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