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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발목들/서울, 경기

마음으로 보는 연꽃

by 이신율리 2006. 9. 1.

 

애연설 (愛蓮說)

 

 

 

 

 

 

 

 

애연설(愛蓮說)

연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국화가 꽃중에 은일자(隱逸者)이고

모란이 꽃중에 부귀자(富貴者) 라면

연꽃은 모든 꽃들 중

군자(君者)일러라

 

여러 연꽃에 대한 시보다 더욱 가슴에서 파닥이는 글이다.

 

 

 

 

날 남정에서 辛大를 그리며            맹호연(孟浩然)

 

더벅인 머리인 채

서늘바람 맞은 저녁

창을 열고 네 활개로

몸을 누였다

연잎은 향기를

보내어주고

대나무는 맑은 내음

선물해준다

 

 

 

응향각에서 (凝香閣)                     이득원

 

응향각에서 맞는

밤은 유유하구나

열두 구비 난간에

내가 기댔다

서늘바람 밤 넘어와

잠은 안 오고

다만당 연못에는

가을비 소리

 

 

 

 

 

 

 

 

연꽃 핀 물기슭의 아름다운 밤             고종때의 이제헌

 

잔물결 참방대고

달은 넘쳐 흐르는 듯

열이랑 연꽃은

한 줄기 바람일레

臨平山 기슭에서

잔일을 기억하는데

술 깨보니 내몸은

그림 배속에 있네

 

 

 

 

 

 

 

 

賞蓮 연꽃을 즐기면서                곽연 (고려시대 문인)

 

연꽃보러 세번이나 이 연못 왔나니

푸른일 산 붉은 모양 옛날과 같구나

이꽃을 구경나온 玉堂의 선비님들

멋거리는 남았어도 머리는 실타랠세

 

 

 

 

 

 

 

 

채련곡(採蓮曲)                    이태백

 

약야의 시냇가서 연꽃따는 아가씨들

웃고 짓거리며 연꽃과 어울렸네

햇살은 분단장을 비추어 물속도 밝고

부는 바람 향긋한 소매를 흔들어 공중에 날리네

언덕에 보이는 건 어느 집의 건달패 사내들인가

끼리끼리 짝지어 수양사이에 나타나고

적갈색 노새소리 내어 울며 지는 꽃 사이 지나감에

아가씨들 그 광경에 헛되이 애를 태운다

 

 

 

 

 

 

 

 

연밥을 따며(採蓮)          허난설헌 (조선 여류시인)

 

 

맑은 가을 넓은 호수 물빛은 옥색인데

연꽃 우거진 그윽한 곳 긴 배가 놓여있다

님을 보면 연밥을 힘껏 던지랴

혹시나 남이 알면 한나절 부끄러우리

 

 

 

 

 

 

 

가슴에 필 연꽃     杏花

 

 

님이 나를 대하는 맘 가을보다 더욱 깊고

나를 안고 품는 정은 연향보다 진하구나

오래도록 가슴에 필 연꽃 너 같으리                     

 

 

 

 

 

 

 

마음으로 보는 연꽃시

 

세미원에 어제 다시 다녀왔다.

지난번 사진이 모두 동영상으로 찍혀서리 ~ (에구 바부~~)

꿈속에서도 연꽃 사랑이 대단했던 시인들의

고운 싯귀가 아른거려서 다시 찾은 두물머리

지난주와는 또 다른 멋을 선물해 준 귀한 하루였다.

 

 

 

 

 

2006. 9월 첫날             杏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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