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
엄마 언제 키가 그리 작아졌어
그 전엔 나랑 키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엄마 어느새 할머니처럼 되었어
내 중학교 땐 선생님이 엄마가 언니 같다 했었는데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엄마 피부도 좋았었는데
한달 전 검버섯 레이져를 쏘댔다고
살빛 밴드를 붙이고 다니네
엄마 나이에도 멋을 내는구나
엄만 시골에서 일을 많이 하셔서
다리가 아파 오자 다리가 되었네
걸음도 뒤뚱거려 가끔씩 이상해
엄마 팔뚝과 손등엔 왜 그렇게 검버섯이 많아?
은하수 뿌려놓듯 다닥거리네
드믄 북두칠성도 보여
엄마 나이도 많은데 아직도 이쁜 걸 좋아해?
가방도 옷도 신발도..
그 나이면 그냥 대충 사는 줄 알았어
엄만 춥다고 벌써 내복을 입었네
소매 짧은 옷소매 끝에 내의가 보여 깜짝 놀래서 퉁명거렸네
'엄마 다 보여' 엄마는 웃으며 레이스가 달려서 내의 아닌 줄 알꺼야
'누가 몰라"~~ 다 알어
엄만 아직도 귀염성 있는 옷을 좋아하네
내가 올케 주라고 내려 보낸 옷 엄마가 고쳐서 입고 있네
내가 좋아하는 회색빛이 나이 든 엄마한텐 어울리지 않는데..
엄마는 내가 좋아하는 야생화 똑같이 좋아해
배란다의 야생화 이것 저것 다 시골에서 키우고 싶다고..
엄만 못 키워!! 투덜거렸네
엄마 혼자 놔두고 운동가서 함흥차사 했더니
전화를 했네 어디야!!
쫌 있다 갈께 그러면서 또 함흥차사했네
엄마 효도 신발 사러 나갔다가 이쁜 빛깔 고르는 엄마한테
'편하면 되지~' 투덜 투덜~
나 같았음 더 고르고 난리가 아니었을껄~~
다리가 많이 아파서 수술 날짜 잡고 올라오신 엄마
검사 중 다른곳이 더 많이 아파서 다시 내려가셨다.
엇저녁 울다 전화를 했네
'엄마 다리 말고 다른데 아프면 절대로 안돼!!"
엄마가 그러네 '칠십년 살았으면 됐지"
그 대답이 왜 그렇게 서럽도록 가슴 아프던지..
"뭐가 칠십살이야 ~~"
울어도 또 울어도 울음 끝이 없어라
엄마 미안해요.
오늘은 엄마가 가장 이쁘다던 작은 분재 홍자단을 사러 갔다
내것은 안고서 주지 않은것이 엄마한테 미안해서
엄마한테 얼른 나으라고 선물해야지
아픈데 다 나으면 이쁜 옷도 사드려야지
늘 긍정적이고 밝으신 우리 엄마
아무일 없이 잘 이겨내시길 기도한다.
2007. 10. 5 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