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꽃이 이렇게 향기로운 줄 여지껏 몰랐네
그제부터 시작한 감기에 입까지 부르텄으니
방학이라서 한가한 때 소리연습 좀 하자 했는데 아~~ 소리도 못하겠다 입이 아파서..
에라~ 붉게 만개한 '비매'란 여인네를 코앞에 놓고 흠흠~~
옛 선비들이 최고로 사랑했던 매화
나도 오늘은 그 옛날 선비처럼 한가하게 매화향에 취해 보리라
감기 그대 덕분에..
?
봄물에 배를 띄워 가는대로 놓았으니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위가 물이로다
이 중에 늙은 눈에 뵈는 꽃은
안개속인가 하노라
이황
밤기운 차가워라 창을 기대 앉았더니
두둥실 밝은 달이 매화가지에 오르누나
수다스레 가는바람 불어오지 않더라도
맑은 향기 저절로 동산에 가득한 걸
뜰 가운데 거니는데 달은 나를 따라오고
매화 둘레 서성이며 몇번이나 돌았던고
봄 깊도록 오래앉아 일어설 줄 몰랐더니
향기는 옷깃 가득 그림자는 몸에 가득
도연명의 국화요 주진이의 연꽃이면
매화에는 '내 전생은 밝은 달이었지 몇 생애나 닦아야 매화가 될까'했던 이황이라
이황의 매화사랑에서 두향이의 몫은 얼만큼이었을까..
2008년 1월 18일 杏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