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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살구

삐삐야 잘있지?

by 이신율리 2008. 1. 28.

 

 

 

17년을 내 곁에서 지내다가 

오늘은 삐삐가 별나라로 간 지 꼭 1년이다

군에 간 큰아들 주일마다 교회 다녀와선

삐삐가 꿈꾸고 있는 뒷동산에 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큰 아들이 산에 간 뒤 가만 달력을 쳐다보니

지난해 우리 삐삐 가던 추운날이 떠올라 눈물이 주루룩~

아직도 길에서 강아질 만나면 가슴이 터질듯이 안아보고 싶다.

이젠 그만 할 때도 되었건만..

유독 큰아들과 내가 삐삐에게 향한 마음이 여린가 보다

 

큰아들 산에 갔다 오더니 삐삐 집을 찾는다

삐삐가 입던 옷 하나와 집, 그리고 뼈다귀 장난감은

깨끗이 해서 여지껏 두었었다

'엄마 오늘 삐삐 일주년이야 삐삐 집 어딨어?'

배란다에서 꺼내 오더니 자기 방 한 구석에 놓는다

삐삐가 집에 놀러오면 자기 집이 있어야 된다구..

겉모습을 보면 정도 없고 말이 없는 큰아들이

꼭 내를 닮았는지..

 

오늘도 아들과 난 삐삐가 살아있는 것 처럼 이야길 한다.

산에 다녀오면  '삐삐 잘있지? 날이 추운데.. ' 하면

벌써 삐삐 집에 와 있어 엄마~

추우면 달마시안 옷 입고 집으로 달려올 걸  한다.

한번도 거르지 않고 삐삐를 만나는 아들

제대하고 먼 나라로 공부 떠나면

그 땐 삐삐를 만날 수 없으니까 .. 한다.

 

언제나 이쁜 기억이

아들과 내 가슴에서 꽃처럼 향기롭기를 소망한다.

 

 

 

 

 

2008년 1월 27일            杏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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