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을 내 곁에서 지내다가
오늘은 삐삐가 별나라로 간 지 꼭 1년이다
군에 간 큰아들 주일마다 교회 다녀와선
삐삐가 꿈꾸고 있는 뒷동산에 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큰 아들이 산에 간 뒤 가만 달력을 쳐다보니
지난해 우리 삐삐 가던 추운날이 떠올라 눈물이 주루룩~
아직도 길에서 강아질 만나면 가슴이 터질듯이 안아보고 싶다.
이젠 그만 할 때도 되었건만..
유독 큰아들과 내가 삐삐에게 향한 마음이 여린가 보다
큰아들 산에 갔다 오더니 삐삐 집을 찾는다
삐삐가 입던 옷 하나와 집, 그리고 뼈다귀 장난감은
깨끗이 해서 여지껏 두었었다
'엄마 오늘 삐삐 일주년이야 삐삐 집 어딨어?'
배란다에서 꺼내 오더니 자기 방 한 구석에 놓는다
삐삐가 집에 놀러오면 자기 집이 있어야 된다구..
겉모습을 보면 정도 없고 말이 없는 큰아들이
꼭 내를 닮았는지..
오늘도 아들과 난 삐삐가 살아있는 것 처럼 이야길 한다.
산에 다녀오면 '삐삐 잘있지? 날이 추운데.. ' 하면
벌써 삐삐 집에 와 있어 엄마~
추우면 달마시안 옷 입고 집으로 달려올 걸 한다.
한번도 거르지 않고 삐삐를 만나는 아들
제대하고 먼 나라로 공부 떠나면
그 땐 삐삐를 만날 수 없으니까 .. 한다.
언제나 이쁜 기억이
아들과 내 가슴에서 꽃처럼 향기롭기를 소망한다.
2008년 1월 27일 杏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