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남쪽 3. (장흥, 강진)
장흥에서의 밤은 포근했다.
어찌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꿈속으로 꿈속으로 달음질쳤다
사과 생각도 잊고서..
두번째 아침은 홍합국물을 낸 라면이다.
라면을 볼 때마다 나는 여행을 떠나고 싶을 것 같다.
장흥에서 유명타는 천문대이다
아침 9시도 되기전에 입구에 들어서니
편백나무가 울창하니 멋스럽다
여기 저기 단풍냄새가 들썩이고
천문대에 올라가니 이런 참!!
오후 2시 부터~ 밤 9시까지 입장이래네..
또 무식!!
별자리를 보는데 아침 일찍 헐레벌떡 대는 사람들이 어디 있누 우리밖에... 쩝~~
내려오는 길이 이렇게 아름다웠다
여러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얼마나 촛점에 신경을 썼는지
대충 모두 다 흔들렸다는.. 이궁~~
영화 '축제'를 찍었던 섬이란다.
물이 빠지면 저기 너뱅이 사촌섬까지 걸어간대는데..
두둥~ 떠있는 저 배를 타고 멀리 멀리 나가고 싶더라
여기저기 저 넘어 갯벌에서 캐온 굴을 까느라 정신들이 없고
우린 대문 곁에 멀뚱히 서있는 동백을 또리 해 왔다는
꽃봉우리 한송이 맺혔는데..
꽃이 피면 까막섬 냄새가 날까??
나란히 앉아서 꼭 봄맞이를 하는 처녀들 같으네
파를 심고 있는 아줌니들~
그림이 얼마나 좋던지
한참을 머물렀네
이젠..
이런 모습을 내 좋아하는 줄도 알아주는 친구
강진으로 달려가는 걸음에 '방촌마을 유물 전시관'도 들렀다
깔금하게 보존되고 있는 전시관
이 마을은 위씨 집성촌인가보다
나오는 길에 강진 청자박물관을 근무자에게 물었더니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얼마나 친절하던지..
복분자 한병 건네고 싶더만 참었네~~
청자 박물관이다.
청자빛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그래도 난 여전히 백자가 좋다
이곳에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내년이면 퇴임을 한다는 분께 청자의 상형에 대한 공부를 했다
이곳은 분수고 뭐고 죄다 청자이다.
기념으로 건너편에 개인 판매장이 있던데
맘에 드는 건 가격이 뚱뚱하고 아닌건 눈에도 차지 않아
결국 콩알도 못 가지고 왔네~
강진은 한정식이 유명타 했었지
따끈한 방에서 배깔고 지지다 보니 근사한 해물 한정식 대령이요~~
전복회에 산낙지에 홍어 삭힌것 굴..
나물은 두가지 밖에 없고
모두가 해물~
맛나게 배를 두드리며 먹어제꼈네
아~ 배불러~~
다산 유적지에 들러 멋스런 풍경에 좋다를 연발하고
서둘러 백련사란 절에 오르니
물질의 풍요로움도 쓸데없음을 또 느꼈네
옛멋은 간데없고 어울리잖는 현대 모습이 낮설어라 참으로..
아랑곳없이 치자는 다닥거리며 익어가고
씁쓸한 표정으로 걸음을 돌렸네
광주로 가자
야생초 회원을 만나러..
예지원에 들러 화분도 가득 고르고
황칠나무 다정큼나무 피라칸사를 선물로 받고
멋스런 화분도 3개씩이나 선물로 받고선
정겨운 사람들과 잠깐 정을 나누고
서둘러 담양으로 향했다.
오늘은 찜질을 하자 시원하게
대나무 찜질방을 금새도 찾아
따끈 따끈한 찜질을 시작했네
편안한 보금자리를 찾아
엇저녁 못 먹은 사과를
맛나게 맛나게 더 맛나게 먹었다네
이렇게 3일째 밤이 지고 있다.
2008년 11월 28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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