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남쪽 2. (청산도)
새 숙소에서의 밤은 여러번 환기를 해야해서 깊은 잠으로 빠지진 못했다
하지만.. 늘 여행 와서 아침은 별스런 라면으로 속을 풀어 하루 여행 시작을 맛나게 충전한다
엇저녁 횟감이었던 빨강고기와 도다리를 푹 끓여 라면을 볶음 김치로 후루룩~~
신나는 여행길 시작해보자
완도에서 청산도 가는 뱃시간 8시 10분!
엇저녁 답사를 마쳤으니..
빗낫이 던진다.. 우짜노~
청산도는 5월에 와야 제맛이래는데
이리 긴 길을 언제 또 올까 싶어 발을 디었는데
여기저기 푸릇 푸릇~ 봄에는 얼마나 푸른빛이 넘실대 아름다울까
섬이라서인지 담장이 모두 지붕 높이만큼 쌓아져 안이 들여다 보이지 않는다
ㅎㅎ 집집마다 아이가 많을 것 같다 (음흉한 생각~~~ㅋ )
야속하게 날씨는 흐리고..
멋진 사진을 우에 담겠노
서편제에서 보리밭이 넘실거리는 곁길이다
내가 좋아하는 포즈로..
드라마 '봄의 왈츠'를 담았던 셋트장이 이렇게 이뿌게 서있다
누군가 유자 가지를 꺽어 매달아 놨던..
저 뒤로 지나면 암소가 비를 맞고 있었지
소낙비처럼 오줌도 싸대던..
이 길이 젤루 맘에 들었어
이땐 비가 갰나부다
몽순이두 활짝 웃는 걸 보니
점심은 어찌 해결할까
체력 보강을 위해 등심을 구워먹자
흐흐~ 아무리 청산도를 뒤져도 쇠고긴 읍따
돼지고기 목살을 사서..
비가 추적거리는데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재주 좋게도
가끔씩 연기가 퐁퐁~ 났지만~
차안에서 맛나게 도야지를 돼지처럼 냠냠거렸다
참 행복한 추억이다
어디 누가 차안에서 이렇게 맛나게 고기를 구울 수 있냐꼬!!!
꼬기를 맛나게 먹고 배를 두들기며 물이 빠지면
전복을 줍자는 아자씨를 찾았다
청산도에서 만난 민박하는 아저씨 얼마나 친절턴지
1시에 물이 빠진다고 우릴 잡아 놓더니
우잉~ 3시가 되어도 물이 빠지지 않으니
얄궂은 홍합만 딥따 파내구 있더만
아~깜둥인 잘 있을까??
아저씨가 끓여준 홍합은 맛났었어
국물은 얼마나 시원턴지..
두그릇이나 마셨지 배 터질 뻔 했어
감자는 무지 매웠는데..
정말 친절했던 김영식 아저씨
유자도 따 주시고
귤도 주시고
노란콩도 주시고
큼지막한 호박도 주시고
마당의 동백도 캐가라
마지막엔 돌맹이도 주시더만..
쫌 더 있었음
깜둥이 새끼도 차에 한마리 실어 줬을껴
아저씨 건강하시구요
민박으로 돈도 많이 버세요
또 뵐날이 있으려나..
청산도를 떠나와서
그냥 완도를 떠날려니 섭섭타
네비의 도움으로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찾은 땐
날이 어둑거리기 시작했다.
춘장대가 그랬는데..
여긴 참말 멋진 모래 사장이다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뒤돌아 오는길에 가슴이 싸한걸 보니..
이번 여행길에선 개를 많이 만났다
이 검둥인 넘 정열적이라서
반가움의 표시가 어깨까지 올라탄다
기절초풍하고 내도 같이 뛰다녔다.
완도여!
언제 또 오리
명사십리야 !
오래도록 안아주고 싶었는데..
밝은 날 만나지 못한것이 안타깝구나
장흥으로 가자
엇저녁 푹 쉬지 못했으니
찜질방에서 쉬리라 다짐했건만
찜질방은 찾지 못하고
2번째 밤이 지나간다.
2008년 11월 27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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