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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야/살구

답장

by 이신율리 2011. 3. 10.

 

 

 

 

 



 

고향분께 드리는 답글

 

 

 

꿈같은 봄날입니다

분홍색 노랑색 감자떡을 오물거리면서 답글을 드립니다.

어제밤까지 소리 가르치느라 피곤탄 핑계로

운동도 안가고 컴터에서 노작거렸어요 몇시간을..

오늘은 아침 열시부터 오후까지 소리 배우시는 분들 오시는 날이에요

아~~ 어느땐 가르치는것도 싫고

봄바람처럼 휘돌아다니고 싶을 때 많어요 ㅎㅎ

 

담배를 끊으셨대니 짝짝짝~~ 잘하셨어요

또 어느날 '어쩌지요 담배를 다시 피우게됐네요' 이런 말 하기 없기에요

그땐 좀 마르셨잖아요

살이 오르신다구요?

금단현상인데 어느정도 지나면 괜찮어진대요

하시던 등산 더 열심을 내셔야겠지요

술도 적게 드시구요( 잘 안드셨었나? 생각이 없습니다)

 

제게 하나밖에 안계신 외삼촌..

다섯살쯤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노랑 원피스에 파랑 구두를 신고

머리는 길게 땋고 외삼촌 손잡고 강경으로 영화구경 갔던..

엄마가 옷만드는 솜씨가 좋으셔서 어릴때부터 시골인데도 이쁜옷을 많이 입고 자랐어요

그래서 지금도 옷을 좋아하나봐요 ㅋ

ㅎㅎ 초등학교 졸업여행 사진을 보면 다른 친구들은 쉐타에 바지를 입었는데

저만 소매없는 원피스에 레이스 빠글한 블라우스를 입었더라구요

죄다 검정고무신이나 운동화를 신었는데 저만 구두 (아마 요즘같았음 왕따를 당할수도 ㅎㅎ)

 

어~~ 얘기가 다른데루 흘렀네

그 외삼촌이 석달 전에 폐암으로 돌아가셨어요 이제 겨우 예순다섯인데요

담배를 많이 피우셨었거든요

그러니.. 담배와 이별은 참 잘하신거에요

 별 다섯개입니다

 

사진 카페에서 저를 만났군요

카페지기이신 분이 지난 가을

제가 일년동안 했던 우리춤 선생님의 발표회에

소리 부탁을 해서 공연을 했던 사진이어요

오셔서 사진을 담아서 카페지기님께서 덜컥 올린 사진인데

아휴~ 사진도 이상케 나왔더만...

내리라구 해야겄다 ㅎ

 

명창이란 단어완 어울리지 않구요

실제로도 아니구요

어쩌다..

중학교땐 다른 친구들 장래희망이 간호사고 선생님이었는데 저만 시인이었구요

여고시절엔 그림 그리는 이가 장래희망이었는데

전공은 가수가 되었네요 정말 어쩌다..ㅎㅎ

 

담주엔 서해안쪽으로 섬여행 떠날려구요

카메라만 바꿔놓고 사진을 담지 못해서

북적거리기 전에 조용한 섬을 품고 싶어서요

꽃잎 나폴거리는 계절이 옵니다

가슴 한가득 사랑을 담으셔서

향기나는 봄 활짝 터트리셔요

 

 

아장 봄이 오늘 길목에서

산유화입니다

 

 

 

2011년 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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